한국일보

동문회 “젊은피를 모셔라”

2006-12-06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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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송년모임이 활발해지면서 고교와 대학 동문회마다 ‘후배 님 모시기’가 한창이다.
송년회가 동문회의 연중 가장 큰 행사이지만 참석자들은 50-60대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가 동문회를 외면하는 이유로는 세대 차이와 흥미 부족이 주로 꼽힌다.
‘하늘같은 선배’들과 어울리는 것이 부담스러운데다 행사 진행 방식도 선배 중심으로 이뤄지는 게 태반이기 때문이다.
서울 소재 모 고교 동문회의 K씨는 “내 나이도 40대 초반인데 동문회 가면 막내 취급을 받는다”며 “게다가 몇 번 참석해봤지만 나이 드신 선배들과 대화의 공통점을 찾기 힘들어 발길이 점차 멀어진다”고 말했다.
30대 후반인 P씨도 “같은 또래들이 별로 없어 혼자 있는 기분이 드는데다 행사 내용도 별 재미가 없다”며 불참 이유를 밝혔다.
이처럼 후배들의 참여도가 낮아지자 각 동문회들은 세대차 극복을 위한 아이디어 짜내기에 고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정 기수 이하는 회비 면제, 일체감 조성을 위한 뉴스레터 제작, 별도모임 지원, 인터넷 사이트 설치, 취업알선 등 다채로운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K대 동창회는 10년 단위로 학번을 묶어 같은 세대 동문간 유대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젊은 세대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S대 동창회는 자체 제작한 뉴스레터와 인터넷 등을 적극 활용, 나름대로 효과를 얻고 있다는 후문이다.
모 고교 동창회는 20- 30대 동문 모임을 별도로 조직, 선배들이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 K 대학등 상당수의 동문회에서는 행사 참가비를 할인 또는 면제해줘 후배들이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D 대학에서는 동문 자녀에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당근정책도 펴고 있다.
모 고교 동문회 회장은 “젊은 후배들의 외면으로 동문회가 자칫 노인회로 변질될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며 “세대 차 극복에 모두 적극 나서는 만큼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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