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서양인 요리사 존 니호프씨 총각김치 만들기도‘척척’

2006-11-08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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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불고기 맛에 매료돼 한국 음식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프라이팬을 들고서 한국 요리를 시범하는 요리사 존 니호프(John Nihoff)씨.
7일 워싱턴 DC의 프레스 센터에서 열린 ‘한국의 맛’ 요리 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의 눈길을 끈 서양인 요리사다.
참석자들은 그가 만드는 요리의 맛보다도 우선 그의 요리 설명에 더욱 재미있어 하는 눈치다.
한국인도 아닌 그가 수많은 한국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요리 실습을 하고 있다니 특이 하지 않을 수 없다.
1년 반 전 쇠고기 불고기를 맛본 것이 그가 한국 음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계기였다. 프랑스 요리 경력 22년이면 음식 맛 구별에 일가견이 있을 법한데 한국 음식이 그의 입맛을 끄는 이유는 뭘까?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한국 음식은 들어가 있는 재료마다 그 독특한 향기와 맛을 모두 살려냅니다. 뚜렷하게 색이 구별되는 그림을 보는 것과 비교할 수도 있겠지요. 다른 동양 음식에서는 이런 느낌을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서양 음식도 마찬가지 구요. 미묘한 맛을 다 들어낼 수 있다는 거 한국 음식의 특색이죠.”
한국의 맛에 이끌려 한국 음식을 자주 만들다 보니 이제는 못 만드는 음식이 없을 정도다.
요즘 한인 주부도 만들기를 꺼려하는 무우말랭이, 순대, 총각김치 등 각종 한국 음식들도 요리할 줄 안다.
“김치를 내 나름대로 만들어 아내에게 맛보이자, 맛이 특이하다며 어떻게 만들었냐고 묻기에 ‘아메리칸 김치 메들리’라고 말해 주었지요.” 그는 쇠고기 불고기, 오징어 튀김 등도 그 나름대로의 요리법으로 또 다른 ‘한국의 별미’를 만들어내는 요리 재주꾼이다.
그렇다고 한국 요리를 특별히 배운 적은 없다. 그저 한국인 아내와 처가 식구의 요리를 눈썰미로 따라하며 본인의 요리 경험을 덧붙여 스스로 익혔을 따름이라고 말한다.
그는 현재 미국 요리 학교(Culinary Institute of Amer ica)에서 ‘요리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강의를 맡고 있으며 박사 논문을 준비 중이다.
<안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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