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무슨 이름을 남길 것인가?

2006-10-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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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건용(커네티컷)

지난 9월 12일자 이곳 커네티컷주 하트포드에서 발행하는 신문 ‘하트포드 커우렌트(Hartford Courant)’는 ‘지세(地勢)와 장수(長壽)’라는 제목으로 하바드대학교 연구팀이 오랫동안 연구하고 조사한 미국인들의 수명에 대한 통계를 발표하였다.
조지아주 아틀란타에 있는 위생관리 및 예방센터의 공중위생 및 교육국장인 웨인 가일스 의사는 “인간의 수명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우리의 수입, 보험, 그리고 유아의 사망률, 에이즈 또는 폭력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전연 없다”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하바드 공중보건대학장 크리스토퍼 므레이 박사는 담배를 피우며 술을 많이 마시는 것을 비롯하여 비만, 고혈압과 콜레스테롤이 높은 것, 그리고 상식(常食)과 운동부족 등이 우리 미국인들의 사망률이 가장 높은 이유라고 말하면서 우리는 스스로의 수명을 어느 정도 컨트롤할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본 연구팀이 조사한 ‘8개의 미국’이라는 그룹으로 구분한 통계에 의하면 ‘아시안 미국인’의 평균수명이 84.9세로, 미국에서는 가장 오래 사는 인종이며 ‘위험률이 높은 도시에 사는 흑인들’은 71.1세로 가장 일찍 죽는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뉴저지주 버겐카운티에 사는 동양인들의 평균수명이 91세라는 것과 미시시피주에 사는 흑인들의 수명이 73.6세이므로 18년의 차이를 이루고 있는 수명론은 앞으로 남부의 흑인들이 동북부로 대폭적인 이주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를 염려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미국 50개주를 상대로 조사하고 연구한 바에 의하면 하와이 주민들의 평균수명이 80세로 가장 오래 산다고 발표하였다. 장수하는 이유를 지세(geography)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하면서 각 지방에 따라 섭취하는 음식이 다르고 마시는 물의 질이 각기 달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몸의 건강을 유지하는 척도가 다르다고 하였다.
성경을 보면 아담의 자손들이 모두 장수하였고 인간 역사상 가장 오래 산 사람이 969세를 향수하였다는 므드셀라이었는가 하면 하나님과 같이 동행한 의인이었던 노아는 500세 때 첫 아들을 낳았으며 950세를 살았다고 한다. 그러나 인간들이 부패하고 죄를 많이 지으며 타락한 삶을 사는 모습을 본 하나님은 심히 노하셨고 그 벌로 120세 정도만을 살 수 있도록 섭리하신 것을 우리는 창세기 6장 3절에 있는 구절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나의 신이 영원히 사람과 함께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그들이 육체가 됨이라. 그러나 그들의 날은 일백이십년이 되리라 하시니라”를 읽으면서 우리의 삶이 그 옛날 구약시대와 비교할 때 많이 단축된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를 막론하고 한번 태어나서 한번 죽는 인생을 오래 살 수 있기를 소원한다. 그러나 “인생은 짧고 세월은 빠르다”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모두 언제인가는 곧 죽음을 맞게 될 것이다. 그러나 오래 사는 ‘장수’와 짧게 사는 ‘단명’은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는 것이며 죽은 후에 모두 이 세상을 떠난 사람으로 집계되고 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살아있을 때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가를 후세 사람들이 평가하면서 그 이름을 부르는 것이다.

수백만의 유대인을 학살한 아돌프 히틀러는 잔인하고 난폭한 삶을 살았다고 그 이름을 남기고 있으나 엘버트 슈바이처 박사는 빈곤하고 미개한 아프리카 흑인들을 위하여 자기의 의술을 바쳐 자비로운 삶을 살았기에 아름다운 이름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선한 일을 하는 아름다운 이름이 있고 술주정하고 도박하면서 마약을 하며 살인을 하는 악한 이름이 있는가 하면, 무미건조한 삶을 살다가 비석에만 새겨지는 무명의 이름이 있다. 우리는 이 세가지 이름 중 과연 무슨 이름을 남길 수 있겠는가? 선택을 잘 할 수 있기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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