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서브웨이 시리즈(Subway Series)

2006-10-03 (화)
크게 작게
김주찬(취재2부 부장대우)

‘서브웨이 시리즈(Subway Series)’는 뉴욕을 근거지로 하는 두 팀의 홈구장을 지하철로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하면서 구경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뉴욕 메츠의 홈구장인 셰이스태디움을 가려면 7번 지하철을, 양키스태디움은 4번 지하철을 타면 된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서브웨이 시리즈로 월드시리즈가 펼쳐진 적은 총 14번이었다. 그중 6차례는 뉴욕 양키즈 대 뉴욕 자이언츠(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대결이었고, 7차례는 양키즈 대 브루클린 다저스(현 LA 다저스)의 시리즈였다.
오늘날 서브웨이시리즈로 인식되고 있는 양키즈 대 메츠의 대결은 2000년 단 한번 벌어졌을 뿐이다. 2000년 서브웨이 시리즈에서는 양키즈가 4승1패로 메츠를 누르고 챔피언에 올랐다.


그러나 올해는 양상이 약간 다를 가능성이 높다. 양 팀 모두 나란히 92승씩을 거두고 있다. 양팀의 인터리그 전적도 최근 2년 연속 3승3패를 기록하고 있다. 선수들의 면면에서도 2000년에는 양키즈가 객관적으로 월등했지만 올해는 메츠가 투타에서 양키즈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
다.

뉴욕에서 양키즈와 메츠의 팬을 살펴보면, 대체로 ‘양키즈=블루칼라’, ‘메츠=화이트 칼라’라는 등식이 있다고 한다.
양키즈는 따로 설명할 필요없이 메이저리그 최고의 전통과 명예를 자랑한다. 반면 메츠는 뉴욕이라는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양키즈와 색다른 면모와 컬러를 가져야 했다. 후발 주자로서 메츠는 양키즈에 반감을 가진 팬들과 젊은 세대를 집중 공략하는 방식으로 팀 컬러를 만들어갔다.

야구를 좋아하는 한인들을 보면 대체로 양키즈 팬이 절대적으로 많다. 지난 98년 월드시리즈 우승부터 매년 포스트시즌에 오를 정도로 막강한 실력을 가진 양키즈를 응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흔히 ‘이기는 팀이 우리 팀’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그러나 메츠의 홈구장이 한인 밀집 지역인 퀸즈 플러싱이고, 골수 팬이 너무 많아서 별로 빛도 안나는 양키즈 팬보다는 깔끔한 이미지의 메츠 팬이 되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더구나 메츠는 서재응도 있었던 팀이다. 요즘 세상 재미없다고 말하는 한인들이 꽤 많은데, 이번 월드시리즈가 서브웨이 시리즈로 열려
화제거리를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개인적으로 이번에 서브웨이 시리즈가 열리면 메츠를 응원할 예정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