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람=IQ+EQ+SQ+?

2006-10-0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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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병렬(교육가)

요즈음 SQ라는 말이 등장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말은 지능지수 IQ, 감성지수 EQ에 보태지는 사회지수 SQ이다. SQ는 10년 전 EQ에 관한 책을 썼던 심리학자 다니엘 골먼이 워싱턴포스트가 발행하는 ‘퍼레이드’ 잡지에 기고한 글에서 소개되었다. 그는 아마도 한 사람의 모든 것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연구 중인 것 같다.

이 심리학자 뿐만 아니라 사람의 지능, 능력이나 기술, 인품, 대인관계 등을 알고자 하는 것은 사회 일반의 경향이다. 상급학교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 직장인을 선택할 때, 나아가서 배우자를 선정할 때는 여러 사람을 세밀하게 관찰하여 판단을 내리게 된다.
왜 이런 일이 어려운가. 사람이란 소우주라고 일컬을 정도로 작으면서 크고, 크면서 또한 섬세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구를 거듭하여도 결국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나오게 된다. 다른 사람을 헤아리기 어려운 것이 아니고, 자기 스스로를 바르게 안다는 것 조차 힘든 점이 귀한 존재임을 말한다.


그래서 사람을 여러모로 분석하는 연구가 다방면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연구는 자기 자신의 성장 발달에 도움을 준다. 또한 일반 사회 각 방면에서 인력을 적재 적소에 배치하는데 도움을 준다. 어떤 일에 알맞는 재능을 가진 사람에게 알맞는 임무를 맡긴다면 개인이나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된다.
이것을 교육적으로 본다면 전인간적인 훈련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이해하게 된다. 오직 지적인 계발만이 필요한 게 아니고, 감성이나 사회성 발달에도 유념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언젠가 읽은 글 중에 ‘IQ로 직장을 얻고, EQ로 승진한다’는 것이 있었다. 취직할 때는 지적 우수성으로 선발되지만, 직장에서의 승진은 감성지수로 이루어진다는 뜻은 매우 중요한 것을 알려준다.

여기에 보태서 SQ 즉 사회지수가 높으면 성공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지적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지적으로 매우 우수하지만 사회성이 부족하거나, 감성은 섬세하게 발달하였지만 지적 발달이 더디거나, 사회성 발달이 뛰어나지만 감성이 둔한 경우가 있다. 이렇게 다양한 특색을 지닌 학생들은 친구들과 함께 단체 생활을 하면서 모든 면의 능력을 발달시키고 있다. 우리가 유념할 것은 각 방면의 능력이 균형있게 발달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이런 노력은 마치 편식을 고쳐서 영양을 골고루 취하도록 하는 일과 같다고 생각한다. 영양소가 골고루 균형있게 취해졌을 때 정상적인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처럼 IQ, EQ, SQ가 바람직하게 균형이 잡힐 때 인간적인 기본이 이루어진다고 하겠다. 그러나 어느 특기를 가지게 하고 싶다면 기본을 바탕으로 하여 뛰어난 소질을 살려야 할 것이다.그래야만 예술가, 학자, 발명가, 교육가, 사업가... 등 각 분야에 필요한 인재를 배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중에서 심리학자의 연구 결과처럼 SQ가 발달한 그 방면의 리더가 나타날 줄 안다. 하지만 결과는 든든한 기초·기본이 없이는 허상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사회성이 강해 리더가 되었더라도 다른 방면이 열등하다면 그 자리를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사람을 분석하였다가 다 모으면 ‘사람’이 될까. 결코 생명 있는 사람을 재구성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말은 IQ, EQ, SQ를 통합하여도 사람이 될 수 없는 것은 그 이상의 요소가 있기 때문
이라고 본다. 이러한 의문 때문에 연구가 계속되며 ‘사람이란 무엇인가’를 알고 싶어한다. 이어서 ‘사람을 어떻게 교육하는 것이 최선의 길인가’라는 의문에 도전한다.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올 때마다 교실의 학생들을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이 자녀들, 이 학생들이 타고난 소질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또 하나의 길이 열렸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교육을 한 마디로 한다면 피교육자를 전 인간적으로, 종합적인 생명체로 알고 다루라는 말로 이해하게 된다. 제목에 있는 ?가 가지는 뜻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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