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채식과 건강, 그리고 환경보호

2006-09-25 (월)
크게 작게
김륭웅(공학박사)

채식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다. 채식을 많이 한 날은 몸이 가쁜하고 여성의 경우, 피부가 좋아진 것을 경험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여러 보고에 의하면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 3년을 더 산다고 하며 삶의 질도 훨씬 더 높다고 한다.
미국인의 사망률 제 1위는 심장계통 질환인데 이는 붉은고기, 유제품, 달걀에 많이 들어있는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이 주된 원인이라고 한다. 또한 고기에는 성장호르몬, 항생제, 스테로이드 잔유물이 있을 수 있고, 물론 이 모두는 몸에 해롭다. 특히 어린이에게.

현재 인류가 당면한 최대의 난제는 지구 내적인 면에서 본다면 주로 자동차와 석탄을 쓰는 발전소의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온실개스가 지구를 덥게 하고 이로 인한 환경 재앙일 것이다. 금세기 말까지 극심한 한발-홍수-태풍-해수면 상승 등으로 인한 인명 손실은 수백만에서 수억
명, 혹은 그 이상이 될 지도 모른다.
인류가 지금 당장 자동차 및 전기를 비롯한 모든 에너지 사용을 않는다 해도 지구는 적어도 앞으로 50년간은 더워질 것이고 상상치 못한 재앙은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온실개스 배출을 줄이면 그래도 인류 생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것이 대부분 과학자들의 진단이다.


육식이 지구온난화와 환경 파괴의 큰 원인을 제공한다고 하면 의아해 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이다. 온실개스의 하나인 메탄은 이산화탄소 보다 23배 더 온난화에 기여한다.
미국에서 발생하는 메탄개스의 19%가 농장에서 사육되는 동물들로부터 나온다. 물론 그 대부분은 소로 부터이다. 농장에서 기르는 동물들의 배설물은 연못같은 곳에 모아두는데 이의 분해로 인한 메탄개스의 발생량이 2000년의 경우에는 3,300만대의 차량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온난
화에 기여한 것과 같았다고 한다.

또 다른 온실개스인 산화질소는 동물의 배설물이 분해할 때, 또 동물을 먹이기 위한 곡식 생산을 위해 뿌려지는 비료가 분해하면서 나오는데 같은 무게의 이산화탄소 보다 300배 정도 더 온난화에 기여한다.
동물들로 인한 온실개스는 거의 대부분 소로부터 나오는데 배설물 외에 소의 되새김질로 인한 메탄개스 배출도 무시할 수 없다고 하며 5만 마리의 소로부터 나오는 배설물은 인구 수백만의 그것과 같다고 한다.
소 외에 돼지, 닭 등으로부터 나오는 배설물이 온실개스에 기여하는 것까지 계산하면 미국의 경우 6% 정도가 된다. 대단한 양이다.

우리가 육식 소비를 절반으로 줄이면 3%가 되는 셈이다. 육식을 위한 동물 사육이 온실개스 외에 환경 파괴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우선 물의 소비가 엄청난데 1파운드의 소고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직·간접으로 1만8,000갤론의 물이 필요하다. 한 사람이 평생 마시는 물의 양보다
많다. 기가 막힌 일이다.많은 아프리카 인구가 흙탕물이라도 마시기 위해 뙤약볕에 10리씩 걷는다. 소의 경우 도살되기 전 몇 달은 곡식을 먹인다. 1파운드의 고기를 얻기 위해 7파운드의 곡식이 쓰인다. 그런데 대부
분의 곡식이 인간이 먹는 고기 생산에 쓰이는 것이 아니고 거의가 먹지도 못하는 내장비만으로 쓰인다고 한다. 이런 낭비가 있다니!

그 뿐 아니다. 이런 곡식 생산을 위한 많은 농토, 이를 위한 막대한 양의 관개용수, 제초제, 비료, 항생제, 성장호르몬, 토사 붕괴로 인한 환경파괴, 동물 배설물들로 인한 주위환경 오염 등등 나쁜 것은 말할 수 없이 많다.
미국의 경우 모든 곡식 및 건초(모두가 사료) 생산량의 66%가 사료로 쓰인다. 이것은 범죄에 가깝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비료의 절반, 제초제(독성이 아주 심하다)의 1/3, 항생제의 절반이 우리가 먹는 육식 생산에 쓰인다. 이것은 분명 범죄라고 해야 될 것이다.
비료 생산에는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공기와 물이 오염된다. 비료의 수질오염으로 인한 수중 생태계의 파괴는 이미 말못할 지경에까지 와 있다.

인간이 하루 필요한 단백질은 35그램 정도라고 한다. 실제 소비량은 3~5배이다. 단백질의 과다 섭취는 만병의 근원이다. 육식은 습관인 것 같다. 나 자신은 육식을 거의 하지 않는데 그래서 그럴까, 거의 건강을 걱정하지 않는다. 미국인이 육식 소비를 10%만 줄여도 세계의 기아인구 전체를 먹일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우리 동포들이 육식도 줄이면서 건강도 찾고 좋은 일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