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플러싱한인회장 선거 유감

2006-09-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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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취재1부 차장대우)

자중지란에 빠졌던 제21대 플러싱한인회장 선거관리위원회가 결국 공중분해 됐다. 경선에 대한 기대로 한인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가 선거관리위원 일괄사퇴라는 사상초유의 파국을 맞은 것이다.

백수진 선거관리위원장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선관위는 추가서류제출을 위한 등록기간 48시간 연장이라는 명백한 판단착오를 범했다. 사려 깊지 못한 일부 위원들의 판단이 진지한 토론 없이 발표됨에 따라 동포사회에 큰 물의를 일으켜 이를 바로잡기 위해 기자회견을 자청했다”고 주장한 후 자신과 선관위의 결정사항을 번복, 21일 자로 김광식 후보의 당선을 공고하는 공문을 각 언론사에 발송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원들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백수진 위원장이 위원장 직권을 내세워 선관위의 결정을 독단으로 번복했기 때문에 위원장직에서 해임한다”며 “이같은 위원장의 월권이 공명선거에 큰 지장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선관위원들이 일괄 사퇴를 의결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선관위원들은 “선관위원 일괄사퇴로 선관위가 공중분해 됐기 때문에 그간의 모든 결정들은 무효 처리된다. 이제 선거문제는 우리의 손을 떠났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광식 후보는 백수진 위원장이 보낸 당선공고 공문을 받았다며 본인의 당선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이번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김태석씨 선거대책본부측은 입장이 전혀 다르다.
김태석씨 선거대책본부는 이번 파국의 정상화를 요구하며 백수진 위원장과 선관위, 플러싱 한인회 모두에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자신들의 정상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혀 2라운드의 시작을 알렸다.

이제 플러싱 한인회장 선거라는 뜨거운 감자가 한인사회로 넘어왔다. 하지만 이번 파국의 해결을 위해서는 누구보다 먼저 당사자들이 결자해지에 나서야 한다. 일괄사퇴와 독단은 결코 해결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서로의 주장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하루빨리 합의점을 찾아내야 한다. ‘플러싱 한인회 무용론’이 대두되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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