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추방 매춘여성, 또 밀입국이라니...

2006-09-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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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대대적인 매춘 단속 과정에서 걸려 한국으로 추방됐던 한국인 매춘여성들이 최근 캐나다 국경을 통해 밀입국하다 다시 체포된 사건이 발생, 매춘근절에 대한 한국 정부의 안이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한동안 뜸했던 한국인들의 캐나다 국경을 통한 미국 밀입국이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지난 15일과 17일 두 차례에 걸쳐 시도한 밀입국 단속에서 드러났다. 국경순찰대에 따르면 이번 단속에서 적발된 여성 대부분이 LA와 뉴욕 등 한인밀집지역 유흥업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람들로 이 중에는 동부에서 벌어진 매춘단속에서 체포돼 추방됐던 여성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한인사회에서 최근 매춘을 근절한다는 목적으로 여성단체들을 포함, 뉴욕한인회 및 각 지역 한인회를 비롯 뉴욕총영사관까지 나서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때에 나온 것이어서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곳에서 매춘으로 적발돼 추방되면 한국에서 당연히 인적사항이 관리가 되어 있었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출입국 관리소가 매춘문제로 미국에서 추방을 당한 이런 문제의 인물들을 다시 또 해외로 내보내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한국인 매춘문제가 미국사회의 골칫거리로 대두되면서 현지 한인단체들과 함께 그동안 한국 정부의 협조로 매춘근절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힌 뉴욕총영사관의 다짐과 의지는 무엇이며, 또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총영사관은 그 책임을 인식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그대로 지나갈 경우 추방된 한인 매춘여성들의 재입국은 불 보듯 뻔한 일이고 한인사회에서 한인이 모두 힘을 모아 매춘을 추방하려는 움직임이 실효를 거두기가 어려울 것이다. 지난번 뉴욕총영사관은 한인사회 주요현안협의회 모임에서 한인매춘 및 인신매매 사범문제에 대한 근절을 위해 한인사회와 한국정부가 다각적이고도 장기적으로 대책을 마련, 이를 척결해 나가자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너무나 실망스러운 일이다. 출입국 관리소에서 철저히 신원을 관리했다면 이런 일은 재발되지 않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 뉴욕총영사관의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탁상공론이 아닌 보다 현실적인 대안마련으로 문제근절에 접근해야만 ‘한국인은 매춘’이라는 불미스러운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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