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경로의 미덕, 이어나가자

2006-05-1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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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을 맞아 한인사회에서 다채로운 경로행사가 마련되고 있다. 플러싱 한인 YWCA에서 어린이들이 어른들에게 카네이션 꽃을 달아주거나, 또 젊은이들이 플러싱 경노센터 같은 노인단체 등을 찾아 기부금을 전달, 부모님이 베푼 사랑과 노고를 생각하며 감사를 표했다. 이러한 행사는 앞으로 5월 한 달 동안 노인 단체들을 포함, 뜻있는 한인단체와 이번 주말 각 교회에서 어머니날을 기념하는 행사나 축하예배 등으로 다양하게 펼쳐질 것이다.

부모를 공경하고 어른들에 대한 경로사상이 점점 희박해져 가고 있는 이 시대에 이런 행사가 마련되고 있는 것은 어른들은 물론, 미국 땅에서 자라나는 2세들을 위해서도 너무나 바람직한 일이다. 이런 분위기는 비단 몇 개의 단체뿐만 아니라 한인사회 각계에서 더 뜨겁고 세차게 불어야 한다.
우리가 비록 미국 땅에 와서 산다 하더라도 우리의 고유미덕인 부모에 대한 공경심과 노인들에 대한 경로사상은 계속 유지되고 계승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부모들은 자식들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사람들이다. 그들을 이제 노후에 젊은이들이 보살피고 돌보지 않으면 누가 살피겠는가.

이것은 우리들의 책임이자 의무이다. 특히 미국에 이민 온 부모들은 문화가 틀리고 제도에 익숙지 않고 언어장애에다 지리가 생소하므로 어려움이 이만 저만 아니다. 때문에 낯선 이국땅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노인들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매우 심약한 상태에 있다. 특히 바쁜 생활을 하는 자식들로 인해 거의 외면당하다 시피 살아가는 노인들의 경우 정신적으로 병들거나 방황하는 노인들도 상당수일 것이다. 이런 노인들을 가족이나 젊은이들이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국 경우 노인들의 자살률이 적지 않게 늘어나고 있다는 국내 통계청 보고서가 나왔다. 이 통계에 의하면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이 지난 한 해 동안 2,760명이나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참으로 놀랍고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노인들은 가정의 주춧돌이요, 우리 사회의 버팀목이다. 가정에서 부모를 공경하고 사회에서 노인들을 공경할 때 우리 가정과 커뮤니티는 건강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른들에 대한 경로사상은 단지 5월의 행사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정마다, 단체마다, 또 커뮤니티 차원에서 일년 내내 생활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들은 과연 집에서 내 부모에 대해 잘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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