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느 탈북자의 망명 신청

2006-05-0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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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일(우정공무원)

뉴저지 거주 탈북자 마영애씨의 미국망명 신청 사건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수 회에 걸쳐 보도된 기사를 보면서 한국인으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착잡한 마음에 서글퍼지기도 한다.그러나 어떤 피치못할 사유가 있기에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환경의 떠돌이 탈북자를 온정과 인
도적으로 받아준 한국정부의 은혜와 국민들에 등돌림(배신)하면서까지 배은망덕한 행동으로 국가와 국민에 비수를 꼽는 행위를 해야만 하는지...
북한 체제에 있다가 자유민주주의사회로 넘어온 탈북자들은 한국 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언어와 풍습이 같아 정신과 마음만 굳게 먹는다면 힘들지라도 어렵지 않게 뿌리를 내릴 수 있으며, 자유민주주의 사회를 배우고 이해하면서 삶의 터전을 준비해야 될 일
인데 몇 사람 안되는 탈북인들이 ‘일어탁수’격으로 국제사회에서 이렇게 한국 이미지에 먹칠까지 해서야 되겠는가?

미국에 온 한인들의 대부분은 물 설고 산 설은 것은 접어두고 언어와 관습까지 맞지 않는 새로운 환경에 거의 무일푼으로 도착, 독립운동 했던 선배들처럼 오직 개척정신 하나만으로 주류사회에 부딪치면서 때로는 인종편견을 견디어내면서까지 오늘에 이르게 된 한인들의 실상을 볼 수 없었는가?
만약 망명 신청이 승인되지 않을 경우 신청자를 추방하게 되어 있으며 승인 조건도 정치, 사상, 종교, 인종적으로 상당한 핍박을 받는다고 인정될 때 가능한 것이지 신청자의 무성의한 태만으로 빚어진 여권 및 주민등록 말소와 같은 지엽적인 사항들은 심사 대상 외일 것이다.


잊을만 하면 터지는 성매매의 매춘행위, 음주운의 교통법규 위반, 형편없고 수준 낮은 골프장 매너, 이민사기, 금전횡령 사기 등으로 한인들을 가뜩이나 수치스럽게 만들고 있는 와중, 내 조국에서 일반국민이 협박과 탄압으로 살 수 없어 망명신청하는 사건이 미 주류신문에 보도돼, 과연 한국은 정작 자유도 없는 민주주의 국가인가 하고 미국인들은 의심을 할 것이다.
국제적인 조사기관에서도 한국의 민주주의를 선진국들에 유사한 정도의 수준으로, 인권탄압도 과거 군사독재정권과는 달리 First Class에 속할 정도로 분류하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요즈음 한국사회는 과거에는 말할 수도 없고 흉내도 낼 수 없는 최고위층(대통령)에 대한 듣기 거북한 폄훼한 말들까지 서슴치 않고 있으며, 북한 체제와 실상에 대해서도 이제는 많은 국민이 제법 알고 있는 편이다.

그런데 어느 정도로 한국정부 비방이나 북한 김정일에 대한 치부의 발언을 했기에 정부의 협박과 탄압이 있어 못 살겠다고 하는지 한인사회에 소상히 밝힌다면 망명신청에 대한 한인들의 공감을 얻으리라 본다.
그 뿐인가. 지금 한국에서는 북한 수용소의 처참하고 비참한 참상을 ‘요덕스토리’라는 뮤지컬로 서울 한복판에서 매일 대낮에 공연, 수많은 국민이 관람하고 있는 마당에 마씨의 북한실상 공개 발언에 대한 인권 탄압이라니 한인의 한 사람으로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뉴욕에 있는 탈북자보호단체는 마씨가 원하는 서류들을 망명신청 전에 자진 입국하여 직접 관계 행정당국에 모든 서류를 복원시키라고 조언을 했어야 했다. 굳이 입국하지 못한 사유가 있었다면 유추컨대 국내법상 여타 범법행위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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