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잃어버린 어린 양

2006-04-26 (수)
크게 작게
이 상 (피닉스하우스 출신)

한인 김 모씨(40)가 있다. 그에게는 어린 두 딸이 있다. 두 자식을 늙은 어머니가 키우며 맨하탄 샐러드바에서 일하면서 힘든 생존을 하고 있다. 김씨 아내는 옛날에 천리를 도망가 버렸다. 김씨는 심하고 깊은 마약(crack) 중독자이기 때문이다.
알고 보면 김씨의 인생은 참으로 모진 가시밭길이다. 총에 맞아 죽음을 넘나드는 어린시절부터 시작해서(총알이 배를 관통했음) 갱단을 조직, LA에서 제일 큰 나이트클럽 매니저가 됐다. 그런데 어느 날, 동생 2명을 양쪽에 대동하고 클럽을 걸어 나오는데 어떤 녀석이 그의 아구창을 돌
려버렸다.

세사람이 별안간에 당한 기습이라 두들겨 패면서 제압을 하는데 이 녀석이 권총을 꺼내는 순간 김씨의 두 동생이 먼저 권총을 꺼내 총알이 있는대로 갈겨버렸다(약 20발). 3명 모두 징역 17년을 선고받고 김씨는 형기를 마치고 LA에서 추방, 뉴욕의 늙은 어머니집에 어린 두 딸과 살면서
잃어버린 17년, 이혼, 후회, 좌절, 절망, 가장 독한 마약 crack에 깊이 깊이 중독되어 있다.그의 어머니하고는 사흘들이 전화로 대화를 하는데 이제는 어머니도 지쳐 포기 상태가 된 것이다.


“어머니! 지금 김씨를 살리는 길은 딱 한가지 있습니다. 지금 당장 경찰서에 가서 ‘접근금지’를 신청하십시요. 그러면 아들은 자동적으로 ‘피닉스하우스’에 들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어머니! 제발 제가 시키는대로 해야 아들도 살고 어머니도 살고 전가족이 다 삽니다”
전화로 수없이 방법을 이야기 하고 신신당부 하는데도 김씨 어머니는 자식 사랑에 신고를 안하는 것이다.나는 그를 진실로 내 친동생처럼 사랑한다. 그와 대화를 해보면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처럼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에게 요즘 계속 전화로 대화를 하는데 “형! 나 교회에 들어가서 살고 싶어. 형이 다니는 교회에 들어가서 살면 안돼”라고 말한다. 그러면 나는 “그래! 그렇지 않아도 내가 지금 신문에도 냈고 서박사님부터 시작해서 기자님, 그리고 우리 교회 모두 뉴욕한인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이제 막 시작이 됐고, 우리 쇼회에서도 기도 진짜 엄청 하고 있어”
김씨는 피닉스에서 만났다.

내가 졸업할 무렵, 김씨가 이곳에 입학한 것이다. 세상에! 이 무식한
놈들(흑인 60%) 세상에 한국놈이 한놈 들어오다니? 난 꼭 잃어버린 자식을 만난 기분이었다.우리는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인 자체 프로그램을 만들자고 다짐, 약속을 했다. 서박사도 우리 둘을 바라보면서 그렇게 기뻐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런데 그는 8개월째(고참)에 피닉스를 도망쳐 나오고 말았다. 서박사와 나는 통탄을 했다. 조금만 참았다면...

김씨는 이제 도둑질, 강도질을 서슴치 않고 하고 있다. “김씨! 절대 강도질까지 가면 안된다”고 나는 끊임없이 전화를 한다. “토요일 플러싱에 나와야 한다. 서박사님 만나고 일요일 나 다
니는 교회에 갔다가 우리 목사님과 교인들과 인사도 하고 그렇게 해야 하나님이 마약도 끊어주고 너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준다” 그랬더니 “알았어요. 꼭 나갈게”그는 4월 15일 이렇게 약속을 하고 어머니한테 차비 20달러를 받아 나에게 온다 하고 마약을 해버린 것이다. 4월 22일,나는 그의 어머니에게 “어머니 아들한테 차비 4달러만 주십시요. 더
이상 주면 안됩니다”라고 당부했다. 드디어 22일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형, 나 지금 형한테 가려고 지하철 앞에 있어” “그래? 빨리 와”
그는 차비 4달러를 가지고 나에게 오지 않고 마약을 해버렸다.
나와 어머니와 서박사님은 자기를 학수고대 기다리며 가슴 졸이고 있는데…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