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새로운 주류를 형성하자

2006-04-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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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경(취재1부 기자)

단일민족인 한국인들은 타인종과 문화에 대해 보편적으로 배타적인 반응을 보인다. 지구상의 모든 인종과 민족이 모여 산다는 미국 뉴욕의 에스닉 문화 속에 살고 있는 한인들조차도 한인 타운을 형성해 ‘끼리끼리’ 문화에 젖어 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더 문제가 되는 것은 한인들의 외국인에 대해 적용하는 ‘이중 잣대’ 문제이다. 히스패닉이나 흑인 커뮤니티 등에는 혈통주의에 집착한 나머지 배타적으로 대하고 백인 사회에는 서구 문화에 대한 맹목적 추종 때문인지 오히려 지나치게 친절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얼마 전 뉴욕한빛교회는 뉴욕 지역에서도 가장 많은 인종이 모여 산다는 잭슨하이츠-엘름허스트 지역 주민들을 한자리에 모으기 위해 인종과 문화를 초월한 ‘다민족 축제’라는 뜻깊은 행사를 개최했다.
한빛교회와 중국계, 히스패닉계 3개 교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이 행사에는 히스패닉계 30%, 중국계 20% 등 외국인 주민들이 50%나 참석해 서로의 문화를 체험하고 나아가 각 지역 커뮤니티를 이해하는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


3개 교회에 다니는 어린이들은 이날 3개 국어로 합창을 하며 조금이나마 서로의 문화를 맛보고 공동체 의식을 느꼈다.이제 뉴욕에서는 히스패닉이나 중국, 러시아, 인도, 아프리카 등 다른 소수계 커뮤니티를 피부색과 문화가 달라 낯설다고 멀리해서는 안 된다. 이들은 더 이상 다른 커뮤니티가 아니라 우리와 생활을 함께하고 주류회에서 우리와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동반자’ 들인 것이다. 이들과 함께 연대해 지역 커뮤니티 간의 공동협력체를 구성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포드재단 후원으로 한인커뮤니티재단이 5월1일 한인, 히스패닉, 흑인 커뮤니티 청소년들이 소수계로서 공동으로 느끼는 점을 논의하며 연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개최하는 ‘지역사회 상호협력 포럼’은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미국에서 자라나는 한인 2세들은 미국사회에서 인종과 문화의 벽을 넘어 소수계 미국인으로서 함께 힘을 합쳐 ‘새로운 주류(New Majority) ‘를 만들어 갈 주역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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