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양심 일깨우는 ‘요덕 스토리’

2006-04-1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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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주(한인자유민주수호회장)

지난 3월 15일 한국에서는 진정한 민족애가 무엇인가를 일깨우는 한 사건이 터졌다. 인권이라는 깃발과 민족공조를 입에 달고 사는 무리들에게 잠식당한 한국인의 영혼을 흔들어 깨우는 아주 괄목할만한 사건 말이다.
자신의 아버지가 공개처형으로 돌에 맞아 죽었다는 탈북자 정성산 감독이 자신의 신장을 담보로 미화 2만달러를 들여서 무대에 올린 ‘요덕 스토리’가 바로 그것이다.인터넷 기사에 따르면 지난 30일 크리스찬 사이언스 모니터지는 한국정부가 ‘요덕 스토리’ 공연을 방해 공작했다고 보도했다는데 소위 신자유주의를 표방하는 좌파 정권이 압력을 넣을
만큼 신랄하고 강도있게 북한 수용소를 잘 그려내고 있는 모양이다.
정작 이 뮤지컬을 만든 정성산 감독은 실제상황의 10분의 1 밖에 표현하지 못했으며 수박 겉 핥기와 같다고 했다니 북한의 인권상황은 가히 상상을 불허하는 지옥, 그 자체가 아닌가.

연전에 뉴욕한국총영사관에는 한국 의원들이 십여명 남짓 교포 간담회를 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필자의 북한 탈북자 인권 질문에 ‘인권은 우리 당의 이슈이다’라고 분연히 일어나 단언하던 것이 여당 인사였건만 그 때 그 발언은 광고용이었던가.햇볕정책이라는 미명 하에 숨이 끊어져가는 김정일 정권의 회생을 도운 결과를 초래하였고 한반도 평화통일이라는 감언을 내세워 북한주민들에게는 한낱 그림의 떡인 물자공급을 줄기차게
고집하는 고위인사들은 왜 이 뮤지컬에 등을 돌리고 있는지 궁금하다.
개 눈에는 뭐만 보인다던가...사실에 근거해 인권 유린을 고발하는 이 뮤지컬 조차도 정치적 음모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가.이곳 한인사회에도 인권을 앞세우고 뒤에서는 김정일을 추종하는,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전혀 다른 모습을 지닌 조직들이 잠식하여 우리에게 혼돈을 일으킨다.조금씩, 아주 조금씩 다가오기 때문에 그 누구도 알아채지 못하며 그럴듯한 혀 놀림에 동화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미국땅에서 이곳의 풍성한 자유를 남용하여 반미를 부추기고, 김정일의 인권유린은 뒤에 감춘 채 ‘자주민족’ ‘자주통일’을 때마다 부르짖는 이 무리들을 ‘요덕 수용소’에 한 일주일만 보내보면 어떠할까.
소위 한반도 자주평화통일이라는 신기루로 혹세무민하며 탈북자들의 피맺힌 절규는 아랑곳하지 않는 이 무리들에게 ‘요덕 스토리’의 관람을 적극 권장하는 바이다.이것이야말로 살아있는 양심을 지닌, 진정 동포애를 지닌 인간인지 스스로 측정해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지도 모르니까.열악한 경제적 이유와 정치적 압력에도 불구하고 모든 이들의 심장에 비수 꽂히듯 심금을 울린 이 뮤지컬이 4월 2일 종연 후 4월 15일~17일 앵콜공연을 했다는 것에 기립박수를 보내며 아울러 5월쯤 미주 공연을 할 것도 같다는데 환호를 보낸다.진정한 민족애를 가진 이들이여, 우리의 양심을 일깨우는 이 뮤지컬을 손꼽아 기다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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