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한인 정신건강, 경각심 갖자

2006-04-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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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 7명중 1명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충격적인 통계가 나왔다. 뉴욕시 보건 국이 최근 뉴욕시내에 거주하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뉴욕시민 중 13%에 해당하는 75만 명이 우울증, 과도한 스트레스로 심한 정신적 고통을 앓거나 앓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요즈음의 생활이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어렵다 보니 생겨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자세한 통계는 없지만 특히 한인들과 같은 소수민족 이민자의 경우 겪는 경제적, 정신적 어려움은 더 크기 때문에 스트레스 또한 매우 크게 겪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언어는 물론, 문화 및 사회 제도, 직업, 생활방식 등이 자국과 너무도 판이한데다 요즘같이 경제적 어려움까지 겹치다 보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우울증으로 악화되기 쉽다. 그 결과로 요즘 우리 한인 이민자 가정에서 참극이 봇물 터지듯 여기저기서 잇따르고 있다.특히 뉴욕 같은 대도시에 사는 한인들의 경우 수많은 언어와 문화의 홍수 속에서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를 받는데다 갈수록 치솟는 물가, 극심한 경쟁까지 겹치면서 더욱 더 이겨내기가 어려운게 현실이다. 특히 가장인 한인남성들은 체면상실, 사회적 위축감, 아내의 경제권 강화, 자녀와의 대화단절 등으로 심한 위기감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자살을 한다든지, 방화와 폭력 등을 저질러 가족이나 주위사람을 죽이는 참극을 빚기도 한다.

요즈음 타주에서 발생하고 있는 한인가정의 비극은 비단 타주 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민사회 전체 한인가정에 숨겨져 있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지금 한인가정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한인가정 대형 참극들에 대해 상담전문가들은 다 이민자가정의 스트레스로 인한 도박, 음주, 폭행에다 외도 또는 별거, 이혼에 따른 자녀양육권 쟁탈 등이 복합이 돼 터진 사건들로 진단한다. 이런 사건은 유사한 상황에 처한 문제가정에서는 언제고 일어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므로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문제가 있는 가정은 빨리 치유책을 가져야 할 것이다. 문제가 있는데도 ‘쉬쉬’ 하며 안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그 가운데 우울증도 하나의 큰 요인이라고 말한다. 이번 뉴욕시의 통계를 계기로 한인들이 가정문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아야 하며 문제가 있는 경우 지체 없이 전문가의 상담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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