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새마을운동과 이해찬씨의 골프

2006-03-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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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영(보스턴)

중국정부가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제대로 배워 낙후된 도시 건설과 농촌, 농민, 농업문제를 개선하겠다고 한국의 새마을운동본부에 협력 지원을 요청했다는 신문기사를 읽었다.
한국의 새마을운동은 70년대 초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라는 구호 아래 농촌을 개조하고 농민들에게 삶의 자신감을 불어넣은 성공적인 국민운동으로 확산되었으나 5공 전두환대통령의 친인척들이 끼어들어 비리의 온상으로 국민으로부터 외면을 받았던 운동이기도 하였다.
그 후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 이르기까지 정부의 무관심과 농촌정책의 한계 등으로 한국에선 점점 빛을 잃어가는 운동이 되고 말았다. 그런 새마을운동이 중국에선 국책사업으로 채택되어 한국측에 지원요청을 하고 있다고 하니 새삼스럽지만 관심을 가져보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이 창안한 새마을운동은 낙후된 농어촌 환경개선과 국민들의 자조, 협동의식을 불러일으킨 성공적인 국민운동이었다고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자랑스런 운동이 정권이 바뀌면서 정부나 정치인 국민들의 무관심과 일부 자치단체들이 새마을운동이 박정희 정권의 유물로
폄하하는 바람에 새마을운동은 활기를 잃고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운동이 되고 말았다.
오래 전, 정치인 이해찬씨가 서울시 정무 부시장에 취임하면서 서울시청 옥상에 게양된 새마을 기(旗)를 보고 당장 내려버리라고 관계 과장에게 호통을 처대면서 새마을 담당부서까지 폐쇄시켰던 일을 신문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새마을운동 폄하에 앞장섰던 이해찬씨가 실세 총리 자리에 있으면서 새마을운동 자체를 폐기처분하지 않고 오늘까지 명맥을 유지시켜 오고 있는 일에 놀라움도 크지만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동남아 여러 나라에서 표본으로 배우고 있다고 하니 이해찬씨의 너그러운 업적으로 치하해 드
려야 할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이해찬씨는 좀처럼 타협을 모르는 자기 주장이 강한 괴퍅한 성격의 인물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 역시 권력자 앞에선 지나칠 정도로 아첨을 부려대는 처세에 능한 인물이라고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이 평하고 있다. 학창시절엔 공부보다는 학내 데모와 정부체제 도전에 앞장섰던
과격 데모꾼으로 이름을 날렸던 사람이다.
김대중 정부에서 교육부총리에 임명되었을 때 전국의 교사와 지식인들이 교육을 이끌 수장으로서는 부적절한 인물이라고 반대하고 나섰던 일을 우리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그런 인물이 현 노무현 정부에서 막강한 실세 총리로 이름을 떨치면서 골프공으로 나라를 어지럽힌 사람이
다. 그가 언제부터 골프를 쳤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골프에 심취한 그는 총리 취임 초부터 골프
치는 일로 많은 구설수를 몰고다닌 골프총리라는 소리를 들었던 인물이다.
그가 치는 골프는 때와 장소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았다고 한다. 희대의 사기꾼이든 부패 기업인이든 밀가루회사 사장이든간에 자기에게 아첨을 떨며 정치자금을 바치는 자와는 때와장소를 가리지 않고 골프 대접 받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우쭐댔던 사람이 바로 골프총리 이해찬씨의 모습이었다고 한다.

총리 취임 초에 발생한 전방 군부대 총기사고 때도 업자들과 어울려 골프를 쳤는가 하면 강원도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국보인 낙산사가 소실되는 재난이 발생했을 때도 그는 기업인들과 어울려 골프를 쳤다고 한다.
그 뿐 아니라 남부지방 집중호우로 집과 전답이 쓸려갈 때도 그는 제주도에서 기업인들과 골프를 쳤다고 한다.
그에겐 국민이 겪는 민생고 따위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골프 치기에 바빴던 총리가 되다보니 철도노조 파업과 같은 일은 챙길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얼마 전 미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에서도 골프치는 일을 승인한다는 신문기사를 읽었다. NASA가 우주골프를 승인하면 한국측 선수로 이해찬씨를 출전시킴이 어떨까 싶다.골프는 마음 먹는대로 되는 운동이 아니다. 티샷을 날렸을 때 굿샷이 있는가 하면 벳 샷도 있다. 총리직에서 물러난 이유도 뱃 샷에 맞아 낙마한 몰골이 처량스럽게만 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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