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죽더라도 거짓이 없으라

2006-03-25 (토)
크게 작게
황재봉(도산사상 연구회)

「긴 날이 맞도록 생각하고, 깊은 밤 맞도록 생각함은 우리나라로다, 우리나라 로다」 이는 도산이 지은 노래의 한 귀절이다.
지난 10일은 도산 안창호 선생의 68주기였다. 오로지 나라 사랑, 겨레 사랑 일념으로 몸과 마음을 조국에 다 바친 도산 선생, 뉴욕 ‘흥사단’ 지부는 일본의 압제에서 벗어나 독립을 위해 서재필, 안창호, 장리욱, 조병옥, 김활란 등 민족의 지도자들이 모여 의논하던 유서깊은 맨하탄
뉴욕한인교회에서 11일 지부장 장철우 목사를 비롯, 흥사단 단우들이 함께 모여 도산 정신과 인격, 그의 사상을 되새기며 우리 민족의 나아갈 길과 동포사회, 그리고 미국에 「밝은 등불」이 되는 길은 민족의 선각적 지도자 ‘도산정신’을 살리는 것이라고 다짐했다.

도산은 조국의 반만년 오랜 역사를 예지의 밝은 눈으로 깊이 살피면서 깨달은 것이 민족 개조였다.
3일 굶었어도 이빨을 후비는 허풍허세, 별거 아니면서 잘난 척, 모르면서 아는 척, 없으면서도 있는 척, 되지 못하면서 된 척... 이러한 정신상태가 반만년 역사로부터 오늘의 황우석 사태에까지 이어져 세게의 부끄러움이 되었다.


「거짓을 버리고 진실하자」는 것이 도산의 근본 정신이다.
인간 개조(改造), 정신혁명(精神革命), 무실력행(務實力行)으로 민족정신을 새롭게 개혁하여 세계속의 자랑스러운 국민이 되자는 것이 도산의 비전이었다.
인간의 싸움은 이원적인 자아와의 투쟁이다. 거짓된 자기와 참된 자기, 위대한 자기와 비열한 자기, 소아(小我)와 대아(大我)가 부단히 싸우고 있다. 인생의 일생은 자기와의 끊임없는 싸움이다. 어느 자기가 이기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격과 가치관이 결정된다.에이브라함 링컨은 그 사람의 정직한가를 알려면 권력을 주어보라고 했다. BC 480년경, 로크리안스 나라, 자로카크 왕은 나라가 음란으로 문란해지자 법을 공포했다. 누구
든지 음행하는 자는 두 눈을 빼어버리겠다고. 공교롭게도 첫번째 범행자가 왕의 아들이었다. 양쪽 눈을 빼어버리면 세상을 보지 못하겠으므로 아들의 오른쪽 눈을 빼고 왼쪽 눈은 자기(왕)의 눈을 빼게 했다.
나라의 질서는 바로 섰고 자로카크왕은 온국민으로부터 존경의 상이 되었다.

“진실만이 사람을 감화시킬 수 있다”
36년간의 긴 일본의 압제에서 해방된 조국은 광복의 큰 기쁨과 희망으로 온국민의 가슴은 부풀고 있었다. 그러나 역사상 유래없는 사사오입 개헌으로 정의에 불타는 학생들의 붉은 피가 아스팔트의 길을 붉게 물들임으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탱크와 총을 앞세운 군인들은 혁명공약 제 6항 ‘우리는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겠다’는 약속을 헌신짝 같이 내동댕이 치고 하필이면 일본 명치유신의 단어를 본딴 대한민국 유신헌법은 온갖 부작용을 낳고 궁정동의 총소리로 문을 닫았다.

군사정부의 혈통을 이어받는 사람은 체육관에서 대통령을 뽑게 하여 군인들의 억센 군화 소리가 광주시민들의 밤잠을 깨우게 하고 광주 시내는 젊은이들의 피로 얼룩지게 하였다. 정치는 흐르는 물같이 해야한다는 대통령은 악취나는 구정물만 흘려보내 천문학적 뇌물을 받고 전임
대통령과 연이어 밧줄에 묶여 재판장으로 끌려갔다.
참여정부의 조각배는 지금 어느 항구로 가고 있는가?
도산은 먹는 것도 나라를 위하여, 잠자는 것도 나라를 위하여라고 했다. 거짓이여! 너는 나라를 망하게 한 원수로다. 탄식하며 죽더라도 거짓이 없으라고 도산은 부르짖었다.
사랑하는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기 보다 ‘정직’을 유산으로 물려주는 것이 성공의 길이 아닐까.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