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한명숙 총리내정자와 여성의 힘

2006-03-2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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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목회학박사)

미국의 국무장관은 흑인 여성 콘돌리자 라이스다. 곧 한국에서도 여성총리가 들어설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은 여성부와 환경부장관을 지낸 17대 국회의원 한명숙씨를 골프 물의를 일으켜 자리를 내 놓은 이해찬 전 총리 후임으로 내정했다. 남은 건 국회 청문회다. 국회 청문회만 무
난히 넘기면 한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국무총리에 들어서게 된다. 반가운 소식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은 다 여성으로부터 태어난다. 여성의 신비함은 여기에 있다.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여성만이 가지고 있는 출산의 의미는 곧 창조다. 창조는 작은 조물주의 역할이다. 여성이야말로 작은 조물주 역할로 새 생명을 탄생시킨다. 새 생명의 탄생은 하나의 작은 우주가 탄생
하는 것과 같다.
세계의 모든 성현, 영웅호걸도 다 어머니란 여성으로부터 태어났다. 신화 속 이야기에서 아버지 없이 태어나는 사례는 있어도 어머니 없이 태어나는 경우는 드물다. 여성의 신비가 신화 안에서도 나타남을 볼 수 있다. 아무리 높이 평가해도 다 함이 없는 것은 여성이자 여성의 역할이
다. 여성이야 말로 세상을 세상답게 그리고 아름답게 꾸며가는 또 하나의 성이다.
그러나 인류사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남성은 여성을 어떻게 대우해 왔나. 여성에게 참정권이 부여된 것이 겨우 19세기 초다. 이 한 가지만 보아도 남성위주의 모든 세상 돌아감이 여성을 사람으로 대우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여성을 한갓 애를 낳는 도구로 혹은 애를 키우고 집
안일을 하는 정도의 낮은 계급의 사람으로 대우해 왔음을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지금은 남녀평등의 시대다. 앞으로의 흐름은 남녀평등을 넘어 여성우위의 시대가 올 것 같다. 여성들의 모든 면에서의 사회진출도가 남성을 능가하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기에 그렇다. 여성 총리, 여성 국무장관이 아니라 여성대통령들이 많은 나라에서 배출돼 세계를 지배할 날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여성을 하대하는 가정이나 사회 혹은 나라는 뭔가가 잘 못되는 것 같다. 많이 바뀌었지만 아직도 여성을 낮추어 보는 가정은 많은 것 같다. 특히 한국의 경우 유교의 영향을 받아 조선시대
에는 여성들에게만 주어진 ‘칠거지악’같은 것도 있었다. 여성인 아내가 칠거지악 중 한 가지만 범해도 남성인 남편이 아내를 내어 쫓을 수 있는 아주 고약한 사회풍조였다.

칠거지악의 내용을 한 번 보자. 첫째는 시부모에게 순종하지 않는 것. 둘째는 자식을 낳지 못하는 것. 세 번째는 행실이 음탕한 것. 네 번째는 질투가 심한 것. 다섯 번째는 나쁜 병이 있는 것. 여섯 번째는 말이 많은 것. 일곱 번째는 도둑질하는 것 등이다. 이 중 한 가지만 범해도 남
편이 아내를 버릴 수 있게 한 유교적 도덕관은 조선말까지 통용됐다.
다만 칠거지악을 범했어도 아내를 쫓아내지 못하도록 한, 세 가지 법은 있었다. 하나는 부모의 삼년상을 함께 치렀을 경우. 두 번째는 시집왔을 때 가난하여 함께 고생하다가 부자가 되었을 경우. 세 번째는 아내가 돌아갈 곳과 의지할 곳이 없는 경우 등이다. 그나마 많이 봐 준 것들이
이것이니 조선시대 한국 사회가 얼마나 여성을 비하했는지 알고도 남을 수 있다.

미국의 백악관 출입기자 중 최고령은 86세의 헬렌 토마스 할머니 여기자다. 미국이 좋다고 하는 많은 것 중 하나가 연령에 상관없이 능력만 되면 70세건 80세건 헬렌 토마스 할머니처럼 일할 수 있다는 점이다. 57년간 UPI의 백악관 출입기자로 존F.케네디 대통령부터 8명의 역대 대
통령을 취재해오고 있다. 할머니 헬렌 토마스 기자. 정말 대단하다.
엘렌 할머니처럼, 여성은 위대하다. “남성이 세계를 지배한다. 그러나 그 남성을 지배하는 것은 여성이다”란 말이 생각난다. 그렇다. 실상 세계를 지배하는 것은 여성이요 어머니들이다.

어느 장관, 대통령치고 어머니 없는, 아내 없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여성의 역할이야말로 남성을 남성답게 그리고 남성을 출세시키고 영웅호걸이 되게끔 하는 원동력이 된다.
여성의 역할, 즉 어머니와 아내의 역할은 모든 남성들의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 좋은 어머니 아래, 좋은 아내 옆에 있는 남성은 반드시 성공한다. 여성을 대우해주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야
여성의 참 모습과 능력이 인류 사회를 위해 크게 공헌할 때로 준비 되는 것 같다. 한명숙 총리가 국회로부터 인준되면 노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알차게 할 수 있게 큰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해
주면 좋겠다. 또한 한국 야당의 박근혜 총재와 더불어, 한국을 잘 사는 나라, 부흥하는 나라, 세계로부터 존경받는 나라로 발 돋음 하는데 크게 일조해 주기만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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