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커 이겨라’ ★★★½

2006-03-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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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커 이겨라’ ★★★½

재키가 형과 형수 사이에 앉아 집에서 나갈 궁리를 하고 있다.

(Go For Zucker)

활기차고 속도 빠른 유대인 소극

만든 사람들에 따르면 독일 영화로서는 최초로 본격적인 유대인 코미디라고 하는데 활기차고 속도 빠르고 큰마음을 지닌 대중이 좋아할 소극이다. 앙상블 캐스트가 나와 온몸으로 코믹한 연기를 하는데 성질이 선해서 편안하고 즐겁게 볼 수 있다.
야콥 주커만은 일찌감치 유대 관습을 버린 동베를린 출신의 마음 좋은 중년 건달. 일명 재키 주커(헨리 휩헨)라 자기를 부르면서 내기 당구로 용돈을 번다. 이런 남편을 오래 참고 사는 아내 마를레네(한네로레 엘스너)는 자기 집 아래층에 차린 세탁소에서 죽어라 하고 일한다.
그런데 재키가 색주가를 차리느라 아들이 다니는 은행서 꾼 돈 6만달러를 5일내 못 갚으면 영창엘 가게 됐다. 이에 맞춰 아내는 재키를 내쫓고 이혼을 요구한다. 재키에게는 어린 딸을 둔 게이 딸 야나도 있다. 재키는 빚을 갚기 위해 10만달러의 상금이 걸린 유럽 당구 토너먼트에 나가려는데 등록비가 무려 5,000달러.
이때 프랑크푸르트에 살던 재키의 어머니가 사망했다는 통보가 날아든다. 재키의 어머니는 1961년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기 직전 재키의 형 사무엘(우도 자멜)과 함께 서독으로 넘어가 재키는 그 뒤 혼자 고생하며 살았다. 그래서 그는 정통 유대교 신자인 형을 증오한다. 그런데 문제는 어머니가 큰 유산을 두 아들에게 남기면서 조건을 내건 것. 베를린서 정통 유대교 장례식을 치를 것과 7일간의 애도기간 온 가족이 집안에 있어야 하는 전통을 지키는 일.
사무엘이 뚱보 아내와 역시 근본주의 유대교 신자인 아들과 막가파 딸을 데리고 재키 집에 도착하면서 이 걸맞지 않는 양가 가족들이 온갖 해프닝을 일으킨다. 갑자기 유대 전통과 관습을 지키느라 애를 쓰는 재키의 또 다른 고민은 애도기간이 토너먼트와 겹치는 점. 그래서 그는 온갖 속임수를 써 외출을 한다.
요절복통 야단스런 코미디인데 사촌간의 섹스까지 곁들어지며 촌극을 빚는다. 재키의 집안은 과연 콩가루 집안이다. 재키 역의 휩헨이 정력적으로 신이 나서 연기를 한다. 모든 것이 모든 사람에게 흡족하게 끝이 난다. 성인용. 뮤직홀(310-274-6869), 타운센터(818-981-9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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