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위성락 “3천500억불 ‘현금’ 감당할 수 없는 범위…대안 협의 중”

2025-09-27 (토) 09:3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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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EC 정상회담이 목표점”…APEC 북미정상 만남 가능성엔 “아직 상상의 영역”

▶ “비핵화 절대 포기 못 해…대통령도 ‘상황 방치할 수 없다’는 위기 인식”

위성락 “3천500억불 ‘현금’ 감당할 수 없는 범위…대안 협의 중”

(뉴욕=연합뉴스) =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3일 뉴욕 한 호텔의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유엔 총회 기조연설,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9.24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7일(한국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 투자금 3천500억달러에 대해 '선불'이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우리가 3천500억달러를 현금으로 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이날 채널A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선불 발언으로 대미 관세협상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 "협상 전술에 따른 것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현실적으로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범위라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건 대한민국의 누구라도 인정하는 사실일 것"이라며 "여야를 떠나서 누구라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대안을 갖고 얘기하려 하고, 대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나의 (관세협상) 목표 지점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차기 (한미) 정상회담 계기일 것"이라며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때를 향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깜짝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에는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말씀드리기보다는 아직은 그냥 상상의 영역에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며 "그렇게 될 개연성이나 조짐이 보이는 건 아직은 없다"고 했다.

위 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뉴욕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을 만나 관세협상에 대해 논의한 것과 관련해선 "협상에 진전이 있었던 건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협상장이 아니었고 단지 우리의 입장을 좀 더 명확하고 비중 있게 전달하는 자리였기에, (앞으로의) 협상에 도움이 되리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제시한 포괄적 한반도 평화 비전인 'END(교류·Exchange, 관계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 이니셔티브'에 대해 "국민이 END 순서대로 하는 것이 아니냐, 비핵화가 맨 나중 아니냐 하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글자를 쓰다 보니 그런 것이지 (중요도) 순서나 우선순위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ND 이니셔티브에 대해 야당이 '비핵화를 포기하는 것 아니냐'고 공세하는 데 대해선 "비핵화 포기는 절대 맞지 않는 말"이라며 "비핵화를 포기한 적도, 포기할 생각도 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도 북한의 핵 문제에 대해서는 아주 엄중한 위기 인식을 갖고 있다"며 "대통령이 자주 하는 말씀이 '지금 이대로 가면 매년 (북한의) 핵무기가 매년 15∼20개씩 늘어나는 것 아니냐. 이 상황을 방치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위 실장은 END 이니셔티브 개념에 대한 아이디어는 통일부가 냈다며 "통일부의 제안인데, 대통령실에 올라온 틀을 그대로 받아 조금 수정을 가한 것"이라고 했다.

위 실장은 이 대통령이 '중요한 것은 이런 군사력, 국방력, 국력을 갖고도 외국군대가 없으면 자주국방이 불가능한 것처럼 생각하는 일각의 굴종적 사고'라고 지적한 것과 관련, "미국과의 동맹과 공조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우리가 재래식 전력 부분에서 해야 할 도리에 대해선 더 많은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감을 갖고 그 길을 향해 나아가 자주국방의 정도를 높이자는 취지"라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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