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AE 국영 MGX, 5월 트럼프 아들 가상자산 사업에 20억달러 투자
▶ 넉달만에 틱톡 美법인 지분 15% 확보…백악관 “무관” 선긋기

틱톡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법인으로 들어간 아랍에미리트(UAE)의 투자 회사가 그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가상화폐 사업을 후원했던 '큰손'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뒷말을 낳고 있다.
26일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소식통을 인용, UAE의 국영 투자회사 MGX가 틱톡 미국 법인의 지분 15%를 보유하게 된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앞서 경제매체 CNBC 방송 등도 오라클과 실버레이크, MGX가 틱톡의 미국 법인 지분을 15%씩 보유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20% 미만을 유지하고, 다른 투자자들이 나머지를 나눠 갖는 구조다.
틱톡 미국 법인의 기업가치는 약 140억 달러(약 19조7천억원)로 평가됐는데, 이는 업계에서 실제 가치보다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MGX는 UAE의 권력 실세로, 아부다비 통치자의 동생이자 UAE 국가안보보좌관인 셰이크 타눈 빈 자이드 알나하얀이 이끌고 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 등에도 투자해 잘 알려져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의 전략적 이해가 걸린 주요 거래에서 투자자로 부상하고 있다.
MGX는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두 아들이 주도하는 가상자산 플랫폼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의 스테이블코인에 20억달러(약 2조8천억원)를 투자하기로 하면서 주목받은 바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이를 '사상 최대 규모의 스테이블코인 투자'라 평가했다.
그리고 불과 넉달 후 MGX가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한 틱톡 미국 법인의 지분 15%를 손에 쥐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행정부는 신규 투자사의 이름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미국 투자자, 미국 기업'에 운영될 것이라 말한 바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민주) 상원의원은 WP 인터뷰에서 MGX를 "음흉한 아부다비 기업"이라 부르며 "트럼프 일가의 가상화폐 회사를 부유하게 만들면서 민감한 미국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계약을 이미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백악관 측은 법적으로 외국인 투자가 금지돼 있지 않고, 미국 투자자들이 여전히 압도적 다수를 차지할 것이라며 MGX의 트럼프 일가 사업 관여는 이번 거래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