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베네수엘라 마약 싣는 항만 타격”… 첫 지상 공격

2025-12-31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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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NN “CIA가 드론 공격”
▶ NYT “미군 선박 공습에 현지 어민들 피해 속출”

▶ 양국 갈등·긴장 새 국면

트럼프 “베네수엘라 마약 싣는 항만 타격”… 첫 지상 공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맞이한 자리에서 취재단에 마약을 적재한 베네수엘라 항만시설에 대한 군사작전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겨냥한 해상 타격과 봉쇄에 나선 데 이어, 처음으로 지상 군사작전도 감행했다. ‘반미 정권’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하려는 미국의 군사개입 수위가 지상 공격 단계로 넘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플로리다주 팜비치 자택인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맞이한 자리에서 취재진에 “우리는 (베네수엘라에서) 마약을 실은 모든 선박을 공격했고, 이제는 마약을 싣는 지역까지 공격했다”며 “그곳은 마약 거래가 이뤄지는 지역인데, (우리의 군사작전으로)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목표물이 공격받았는지 행정부의 어떤 조직이 작전에 참여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중앙정보국(CIA)이 공격을 실행했는지 취재진이 묻자 그는 “그렇게 말하고 싶지 않다. 누가 했는지 정확히 알고 있으나 지금은 밝히고 싶지 않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CNN 방송은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CIA가 이달 초 베네수엘라 해안의 항만 시설을 겨냥한 무인기(드론) 공격을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CIA는 최근 베네수엘라 해안의 외딴 항만 부두를 타격했다.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의 범죄 조직 ‘트렌 데 아라과’가 이 부두에 마약을 보관하고, 선박에 실어 다른 곳으로 운송하는 거점으로 활용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CIA의 공습으로 부두 시설과 선박들이 파괴됐지만 당시 사람이 없어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번 작전에서 CIA는 특수작전부대의 정보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 특수작전사령부는 이를 부인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행정부의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압박이 시작된 이후 첫 지상작전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CIA에 베네수엘라 지상 작전을 승인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후 여러 차례 지상 공격 가능성을 언급하며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종용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24일 베네수엘라 인근 카리브해에 침투 작전이 가능한 특수작전 병력을 증강하는 등 베네수엘라를 향한 무력 압박의 수위를 높여가는 중이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선박들을 겨냥해 감행한 공습작전의 증거들이 콜롬비아 해변에서 발견돼 현지 주민들에게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콜롬비아 북쪽 끝과 베네수엘라 북서쪽에 걸쳐 있는 라과히라반도의 주민인 에리카 팔리시오 페르난데스가 11월 6일 미국의 공습으로 해변에서 발생한 연기 기둥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해변에는 영상을 찍은 이틀 뒤인 11월8일 불에 탄 선박 잔재가 파도에 떠밀려 온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선박 잔해를 분석한 결과 미 국방부(전쟁부)가 공개한 공습 영상 속 선박과 일치했다고 전했다.

현지 어민들은 공습에 따른 잔해로 생계가 위협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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