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주 한인사회가 가야 할 길

2006-03-2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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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민주평통 뉴욕협의회 위원)

지난 3월 16일 저녁 플러싱 코리아 플라자 대동연회장에서 유권자센터 설립 10주년 기념 모임이 열렸다.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10년을 생각해 보는 이 모임은 한인사회에서 실제로 활약하는 거의 모든 지역, 직능단체를 망라하는 지도자들의 자발적 참석과 주류사회의 여러 정
치인들의 참여로 성황을 이루었다. 정치력 신장이라고 하는 우리 한인사회의 지상과제에 대한 한인사회의 인식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모임의 주제 연설을 맡은 이스라엘 정책포럼 정책분석 소장(Director of Policy Analyais for Israel Policy Forum) M. J. Rosenberg는 주도면밀하게 준비해온 원고를 거기에 모인 우리 한인 지도자들에게 연설하는 것처럼 읽어주었는데, 그 내용은 미국에 사는 유대인들이 어떻게 미
국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여 그들의 조국 이스라엘을 도와왔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 한인사회가 거쳐가고 있는 여러 정치력 신장의 단계와 병행하며 전개하면서 우리 한인사회의 정치력 신장의 현주소와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주는 매우 감동적이고 교훈적인
내용이었다.


2000년 동안 나라 없이 지내면서 온갖 차별대우를 받아온 민족으로서 다시 찾은 조국 이스라엘에 대한 유대인들의 애절한 사랑은, 5000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 한민족으로서 일제 강점기의 수모와 우리 민족의 의지와 무관한 지난 50년간의 냉전체제로 인한 분단을 극복해야 할
과제로 안고 있는 우리 한민족이 본받아야 할 귀감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그의 연설문 가운데 특히 내 가슴에 와 닿았던 대목을 한인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그는 우리 한인사회의 정치력 신장의 수준 또는 현주소를 “유권자센터 같은 단체가 있기 때문에 워싱턴과 올바니에 있는 정치인들은 우리 한인사회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정치 후
보자들에게 투표도 하고 정치자금도 댄다는 것까지도 아는데 우리 한인사회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리 한인사회의 정칙력 신장의 미숙한 상태를 지적하면서, 계속해서 “그들은 북한에 대한 우리 한인사회의 느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
다.

그들은 우리 한인사회에 북한은 악의 축이 아니라 우리 민족과 조국의 일부이며, 북한에 거주하는 동포들은 우리 민족의 원수들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가족이며 친구들이라는 사실을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하였다.
그는 계속해서 말하기를 “그들은 우리 한반도가 한 덩어리의 땅(One Land)이고 한 민족(One People)이기 때문에 우리 미주 한인들이 한반도가 다시 통일이 되는 것을 얼마나 보기를 원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 사실을 미국인들에게 이해시켜야 한다. 그들에게 유대인들이 이
스라엘을 돌보고 사랑하듯이 한국인들이 한반도를 돌보고 사랑한다는 사실을 이해시켜야 한다. 그들에게 한국인들이 북한만도 아니고, 남한만도 아니고 한반도 전체를 돌보고 사랑한다는 사실을 이해시켜야 한다. 그러므로 미국대통령과 의회에 그들이 말하고 행동하는 것에 우리 한인
사회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지시켜야 한다. 그들이 만일 우리 조국 한반도의 통일을 촉진하는 정책을 지지하면 우리 한인사회도 그들을 지지할 것이며, 만일 그들이 한민족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한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촉진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 한인사회도 그들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한인사회에 한반도는 단순히 미국의 외교정책의 골치거리가 아니라 우리 한인들의 가슴속에 살아있는 한 개의 조국이고, 한 민족이라는 사실을 우리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미국의 정치인들에게 이해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끝으로 그는 우리 동포사회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매우 많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미국은 좋은 시민은 침묵을 지키지 않는 나라이며, 모든 목소리가 경청되는 나라이다. 우리 한인사회가 목소리를 높이고, 투표하고, 정치력을 조직화 할 때 우리들은 미국과 우리들의 조국 한국을 영예롭게 하는 것이다”라고 결론지었다.
이렇듯 우리들이 미처 생각지도 못한 우리 민족의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지녀야 할 절절한 마음가짐을 어떻게 한 유대인이 가질 수 있을까? 유대인들은 과연 우리 한민족이 본받아야 할 귀감이 아닐 수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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