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좋은 엄마 아빠 되기

2006-03-1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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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희(뉴욕가정상담소 카운셀러)

이 세상에 좋은 엄마 아빠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그래서인지 요즈음 엄마 아빠들은 좋은 엄마 아빠가 되는데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아이들을 위한 좋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관심이 많고 실제적으로 좋은 부모가 되는 프로그램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한다. 그런데
정작, 실제적으로 가장 가까이 효과적으로 아이들에게 할 수 있는 일에는 소홀하거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엄마, 이건 뭐야?”라는 질문은 엄마라면 흔히 듣는 질문 중의 하나이다. 만일 당신의 아이가 이렇게 질문을 하면, 어떻게 대답을 하는가? “음... 그건.. 뭐야”라고 답하거나, 또는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바쁜데 그건 또 왜 물어” 또는 (아이의 얼굴을 보면서) “그것이 궁금하구나.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데?”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감정을 갖고 있는 인간이기에 자신도 모르게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아이를 조정하기도 한다. 많은 경우 어머니들은 아이들에게 가르치려 하거나 지식을 전달하거나 권유하려 한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고 돕기 위해 뉴욕가정상담소에서는 부모들을 대상으로 놀이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놀이교실(Filial Therapy Workshop)은 부모님들에게 아이와 놀이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것으로 대략 10회 동안 일주일에 한번씩 30분 동안 한 부모가 자녀와 1 대 1로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 놀아주게 된다. 여기에는 시작하는 말과 끝맺는 과정, 안전을 위한 규칙이 있다.
놀이를 하는 동안은 친근하고 수용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주며 중요한 것은 아이가 놀이를 이끌도록 한다. 어머니는 칭찬이나 비난을 하지 않으며 아이의 느낌과 생각을 그대로 받아주고 아이의 느낌에 공감과 이해를 하며 그 느낌을 말로 표현해 준다.

놀이는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표현 방법이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서 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했던 상황이나 처리하지 못했던 감정을 안전하고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놀이공간에서 다시 재현하면서 문제를 정리하고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게 된다.놀이교실을 지도하면서 참여하고 있는 어머니들로부터 다음과 같은 말을 듣게 된다. 아이와 놀이를 하면서 자신의 아이에 대한 태도나 교육방법을 다시 되돌아 보고, 자신을 좀 더 이해하고 통찰력을 갖게 된다고 말한다.이러한 어머니들의 경험은 놀이교실의 목적인 부모와 자녀간의 관계를 회복하고 아이가 좀 더 건강한 인간으로 성장하도록 돕는다고 확신하게 된다. 다른 수동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달리, 어머니들에게 실습과 과제가 주어지는 이 프로그램에 성실하게 참여하는 어머니들을 보면서 자녀들에게 좋은 것을 주려는 어머니의 보이지 않는 사랑을 읽게 된다.

처음에 어떤 어머니들은 자신의 아이와의 놀이가 전문가들보다 못하다고 생각하기도 하였다. 전문가들은 전문적으로 더 잘 할 수 있는 몫이 있겠지만 어머니들은 전문가가 할 수 없는, 어머니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어머니이기에 아이에게 주는 영향은 막대하다.어머니들이 아이와 놀이 실습을 더 할수록 좀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놀이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이지 않는 사랑이 구체화 되고 활용되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끼게 된다.어머니들은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나감으로 자신의 행동, 정서, 사회성에 좀 더 성장하고 긍정적 성격의 인간이 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엄마 아빠들에게 사소하게 보이는 아이들의 질문에 엄마 아빠들이 공감하는 태도로 반영해주는 “좋은 엄마 아빠”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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