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이경로 회장의 독선과 착각

2006-03-1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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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취재1부 기자)

이경로 뉴욕한인회장의 독선과 착각이 어디까지 계속될 것인지 사뭇 걱정스럽다.이경로 회장은 15일 동포간담회를 마친 이명박 서울 시장을 배웅하다 기자와 마주쳤다. 이 회장은 기자에게 갑작스레 다가와 “너가 그런 식으로 기사를 쓸 수 있냐”라고 말했다. ‘뉴욕한인회, 코리안퍼레이드 단독 주최 주관 일방 결정’, ‘뉴욕한인회, 장터 허가 뒤늦게 중복신청’ 기사에 대한 불만을 이렇게 표시한 것으로 해석했다.

뉴욕 뉴저지에는 수많은 한인단체장들이 있고 이경로 회장보다 연령이 많은 단체장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나를 포함해 취재하러 간 기자에게 “너”라는 비칭을 쓰는 예는 본적이 없다. 순간 당혹감과 불쾌함이 치밀어 올랐으나 순간적인 실수로 불쑥 이같이 말했을 수도 있다고 판단, 호칭의 부적절성을 지적할 필요를 느꼈다. 이 회장도 흔쾌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 바로잡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곧 “너라는 호칭은 쓰지 마십시요”라고 정중히 부탁했다. 그러나 이는 이 회장을 그간 너무 호의적으로 보고 있었거나 모르고 있었음을 깨닫는 것으로 결론났다.
이 회장은 “이민 선배로서 후배에게 너라고도 못하냐”며 고압적으로 대답했다. 너무나 상식밖의 대답에 아연할 수 밖에 없었다. 이 회장의 주장대로라면 이 회장의 이민 선배들은 누구나 이 회장에게 “너는 그런 식으로 한인회장직을 하냐”라고 해도 전혀 결례가 되지 않는다. 앞으로 이민 선배들은 누구나 이 회장을 포함한 이민 후배에게 어떤 상황을 막론하고 “너라고 호칭해도 된다”고 유권해석을 내릴 수 있는지 이 회장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회장이 지금도 자신이 맞다고 생각한다면 한인회 이사회를 소집, “앞으로 이민 선배들은 이민 후배들에게 너라고 호칭토록 한다”는 안건을 통과시킬 필요가 있다. 소위 ‘한인사회를 대표한다’는 ‘한인회 이사회’가 “코리안퍼레이드도 한인회가 주최 주관토록 일방 결정했지만 뉴욕한국일보는 이 결정에 따라야 한다”고 결정한 것처럼 호칭 문제도 이사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 그래야지만 앞으로 한인사회에서 호칭 문제로 인한 다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호칭 문제가 제대로 해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회장은 이어 “기자가 큰 벼슬이나 하는 것처럼 착각하지 말라. 누구도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은 없다”라는 등 갑작스럽고 엉뚱한 발언으로 더욱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이 회장의 말처럼 기자가 벼슬은 아니다.

나는 이 회장을 포함해 어느 누구에게도 기자가 벼슬이라고 말하거나 규정한 적이 없다. 밑도 끝도 없이 ‘권력을 가진 사람’ 운운한 것은 ‘뭐 눈에 뭐만 보인다’는 말처럼 한인회나 회장직이 권력기관, 권력직이라고 착각해온 이 회장의 눈이 멋대로 규정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회장은 “(한인들이) 뉴욕한인회 일에는 코빼기도 안보이다 이명박 시장이 뉴욕한인회관을 방문했을 때는 연락도 안했는데 모습을 보인다고 역정냈다”고 주변에서 전했다.
왜 뉴욕한인회 일에는 코빼기도 안보이는지 이 회장은 진지하게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아니면 이사회를 소집, “뉴욕한인들은 평소 뉴욕한인회 일에 코빼기를 보여야 한다”는 안건을 통과시키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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