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LA동포사회는 지금...

2006-03-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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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국(픽포스터 대표)

8학년에 재학중인 손자 아이의 방학을 기해 아내와 함께 5박 6일간 LA를 방문하고 돌아왔다.LA는 본국의 서울을 방불할 정도로 동포사회의 모든 규모들이 뉴욕과 비교할 때 월등히 큰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본국의 각종 불법자금들이 이곳에서 난무하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
었다.
한국사람도 많고, 대형식당들이 즐비하며 한글간판도 아주 대형으로 수없이 많이 나열되어 있는 올림픽가와 윌셔 블러바드의 거리는 마치 서울의 종로, 을지로, 또는 소공동의거리 모습을 보는듯 친밀감이 들기도 하였다.
서울과 비슷하게 한인타운 전체가 식당으로 조성되어 있다 할만큼 많은 식당들의 모습은 뉴욕과도 어딘가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었다.

콜택시마다 운전기사들이 소개명함을 지참하고 다니며 승객을 유치하고 있으며 뉴욕과는 달리 캐딜락 또는 타운카와 같은 대형, 중형 차량은 볼 수가 없었고 조그마한 소형 차량들이 대부분이었는데 한번은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목적지를 가는데 한 사람은 12달러이고 한 사람은 8
달러를 받는데서 ‘이곳 역시 경쟁은 물론 적당히 다를게 없는 곳이구나’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필자가 LA 체류시 평상시대로 LA에서 발간되고 있는 한국일보를 접하면서 LA 한인 동포사회의 동정을 엿볼 수 있었는데 한 마디로 새는 바가지가 어느 곳에 간다고 새지 않으랴 하는 것
이었다.


이태리 트리노에서 날아든 동계올림픽 숏트랙 3,000미터 한국남자들의 금메달 소식의 낭보는 기분 좋은 LA의 아침을 열게 해 주었으나 다음 면에 펼쳐진 추악한 기사 내용들에서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였다. <교회싸움 등쌀에 부목사 쓰러져…> 결국은 목사 사망이라는 제하의 기
사가 눈길을 스친다. 어느 교회의 신임 당회장 선임문제로 둘로 나뉜 파벌싸움으로 인하여 42세의 젊은 목사가 뇌출혈로 청춘을 마감한 기사였다.
<아동 성추행 경찰 함정수사에 한인도 걸려들어…> 라는 기사는 추악한 성문화에 노예가 된 한 한국인의 말로가 게재되었으며 한편에는 커다란 활자로 <욕성.… 고함… 퇴장… 난장판, 그들은 군인의 품격도 동료 군출신에 대한 동료애도, 그리고 연장자에 대한 존경심도 없었다”라는 기사가 두 눈을 부릅뜨고 삿대질을 하며 일그러진 얼굴의 추악한 모습 그대로의 사진과 함께 대서특필 되어 있었다.

재향군인회 미 서부지부지회 총회에서 일어난 차기 회장 선출에서 욕설과 고성이 난무하는 모습들이 언제인가 이곳 뉴욕에서도 둘로 갈리운 미동부지부 재향군인회의 모습을 연상케 하여 씁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더우기 이들이 모두 70대 이상의 노인들이라는데 한심하기 이를데가
없다.
또한 ‘불붙는 선거전’ 하면서 LA 28대 한인회장 선거 출마 예정자들이 본격 선거전에 돌입하고 있는 상황이 대서특필되고 있었다. 어디를 가든 명예욕에 들떠 서로의 약점을 헐뜯고 끌어내리고 자기가 올라서려는 그 모습들이 본국의 정치 양상이나 뉴욕이나 LA나 어쩌면 그리도 똑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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