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회는 꼼수부리지 말라

2006-03-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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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천수(한미문화교육협회 회장)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당시에는 한국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가 신문을 발행하고 있었는데 한국일보가 코리안 퍼레이드를 개최한다고 발표하자 나머지 두 언론은 매일 한국일보 때리기를 서슴치 아니했다. 이로 인해 한인사회에 큰 논란으로 비화되었으나 우여곡절 끝에 한
국일보가 퍼레이드를 계속하는 것으로 되었다.
약 10여년 전 쯤인가 퍼레이드를 한국일보와 한인회가 타협하여 한인회 단독으로 행사를 개최한 적이 있다. 그러나 한인회가 역부족을 시인하고 한국일보에 환원한 엄연한 사실이 있다.

그런데 한인회가 전제주의 국가에서도 할 수 없는 일방적 ‘접수’ 통고를 하고 한인회 단독 주최, 주관이라고 발표했었다. 현 한인회장과 접수하기로 만장일치에 참여한 이사들은 무엇인가 큰 착오를 한 것이 틀림없다.
물론 즉각적으로 한국일보는 한인회의 접수 통고의 부당성을 지적하였다. 그러자 3,4주 가량 아무 반응 없이 한인회는 조용했다.
필자는 엉뚱한 바보같은 해석을 했다. ‘그러면 그렇지. 그래도 한인회인데 어쩌다 실수했지. 무언으로 사과하고 내부적으로 윈윈작전을 하여 서로의 체면을 살려 문자 그대로 대대적인 범교포적 행사를 추진, 모색하고 있다’고 꿈보다 나은 해몽을 해 보았다.

그런데 어제 아침(3월 14일자) 한국일보 기사를 보고 내 눈을 의심치 않을 수 없는 점입가경의 꼴을 보게 되었다.
뉴욕한인회가 코리안 퍼레이드와 야외장터 허가를 중복 신청했다고 한다. 그것도 한국일보가 이미 허가요청을 한 날짜보다도 일주일 앞당겨서 말이다.지금도 늦지 않다. “이왕 망신당한 것 또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한인회 독단으로 행사를 해야 된다”고 우격다짐 한다면 한인회 존폐 문제가 거론될 중차대한 문제로 발전할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세상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 새로운 도전과 도약의 길을 찾음이 정도일진대, 시인할 것은 시인하고 사과할 것은 대담하게 사과하고 모든 교포사회가 수긍할 수 있는 협답을 찾아내기를 정중히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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