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인종혐오 범죄 강력 대응해야

2006-03-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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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을 상대로 한 인종혐오 범죄가 뉴욕지역에서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심각한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지난 5일 맨하탄의 한인 델리 업소에서는 흑인남성이 “나는 중국인들을 싫어한다” “당신들의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을 하며 계산대에 있던 한인여성을 주먹으로 때
린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일에도 맨하탄에 위치한 그래머시 식당에서 아시안계 3명이 히스패닉계로부터 인종혐오적인 공격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중 델리에서 일어난 사건의 범인은 당시 가게 앞을 지나던 소방관들에 의해 경찰에 인계돼 더 이상의 행패가 없었다. 그러나 식당에서 일어난 사건은 3명의 히스패닉계인들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쫓겨났으나 나중에 이들이 가게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식당에서 나오는 피해자들을 칼로 찔러 그 중 한 명이 54바늘이나 꿰매는 심한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아무 이유 없이 이처럼 백주 대낮에 가게 안까지 들어와 인종혐오적인 발언을 하면서 행패를 부리고 칼을 휘두르기까지 한 행위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이 사건이 아시아계를 타켓으로 한 인종범죄라는 점에서 우리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이전에도 한인을 포함, 아시안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사건이 심심치 않게 있었다. 주류 라디오 방송 프로에서 쓰나미 피해 동남 아시아인들을 조롱했는가 하면 뉴저지 에디슨시 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한인 최준희 현시장을 인종차별적으로 공격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듀이 발렌타인 대형로펌에서 파트너가 이메일에서 아시안을 비하발언한 일도 있었는데 아시안들이 공식으로 대응, 파트너가 해고되고 로펌측이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물론, 이번 사건들은 개인에 의해 일어난 일이지만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될 일이다.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관계자의 처벌을 경찰에 촉구해야 한다. 인종혐오 범죄를 방관할 경우 더 큰 일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경에서도 이 문제와 관련, 인종혐오 범
죄가 자주 발생되고 있음을 경고하고 문제가 있을 경우 반드시 경찰에 도움을 요청할 것을 당부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자신도 타 인종에게 혐오감을 줄 만한 일을 하지는 않았는지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인종혐오 범죄는 작은 문제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전에 이러한 인종혐오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 아무튼 여러 인종이 모여 살고 있는 미국에서 인종혐오 범죄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더욱이 한인을 타켓으로 한 인종범죄는 절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커뮤니티 차원에서 이러한 유사범죄가 더 이상 재발되지 않도록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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