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기적을 이루는 사랑의 힘

2006-03-0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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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목회학박사)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 마음으로부터 돋아 피기 시작하는 사랑은 죽음을 초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사랑은 종교와 일맥상통하는 그 무엇을 가지고 있다. 신앙을 위해 순교하는 사람들은 그 신앙이 담겨져 있는 종교와 종교 안의 신앙의 대상을 자신의 목숨과 바꿀 만큼
사랑하기에 가능하다.
사랑은 마음이다. 마음이 안 가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마음속에 사랑이 가득할 때 그 사람은 사랑으로 인해 눈이 멀게 된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서로 보고 싶어 한다. 사랑하는 대상을 하루만 못 보아도 무슨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생각한다. 사랑이라고 하는 감정이 사람의 마음
을 송두리째 빼앗아 그 마음 안에 다른 것이 들어갈 틈을 주지 않기에 그렇다.

사랑은 사람의 마음과 행동을 용기 있고 과감하게 하는 어떤 큰 힘을 갖고 있다. 신앙의 대상으로서의 사랑을 느낄 때 그 사랑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 것처럼 할 수 있는 믿음을 수반한다. 그 믿음이란 신앙의 대상을 그만큼 사랑하기에 가능케 된다. 가능케 된 사랑은 사람을 바꾸어 버린다. 흔히 신앙 안에서 발견되는 사랑이 이런 것들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하루를 함께 있는 것과 싫어하는 사람과 하루를 함께 있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의 마음의 작용을 낳게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하루를 같이 있을 때 그 하루는 일초와 같이 빨리 지나간다. 반면 싫어하는 사람과 하루를 같이 있을 때 그 하루는 한 달, 아니 일 년이 가는 것처럼 지루하고 느리게 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모두가 다 마음의 현상이자 작용이다. 사랑은 재미, 즉 즐거움을 동반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 혹은 사랑하는 일을 할 때에는 하루 종일 일하고, 밤을 세워 몇 날을 일해도 피곤하지 않는다. 그러나 남이 시켜서 억지로 하는 일은 단 한 시간만 해도 피곤해 더 이상 하기 싫을 때가 있다. 이렇게 되는 것은 일을 해도 재미와 즐거움이 없어서 일어나는 마음의 현상 때문이다.


누군가 사랑해야만 한다. 무엇인가 사랑해야만 한다. 사람을 사랑하지 못한다면 자신이 하는 일이라도 사랑해야만 한다. 사랑하면 엔돌핀이 솟는다고 한다. 엔돌핀은 사람을 건강하게 해주는요소를 갖고 있다. 사랑하는 마음을 품거나 사랑을 하게 된다면 엔돌핀이 많이 나와 더욱 건강해 진다. 사랑할 대상이 없으면 보이지 않는 대상이라도 사랑해야 한다.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대상을 사랑하는 것이 신앙의 문으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종교로 입문하는 초입이 된다. 전지전능한 어떤 초월자를 사랑한다고 할 때 그 의미는 그 초월자를 믿는다는 말이 된다. 믿음이란 의지다. 곧 그 초월자를 사랑함은 초월자를 믿고 따른다는 뜻이 된다. 사랑은 이처럼 신앙이요 믿음이요 의지요 따름이 된다.

사랑은 창조다. 사랑하는 남과 녀의 사람 사이에서 사랑으로 인해 태어나는 것은 새 생명이다. 새 생명의 태어남은 창조다. 사랑은 이처럼 새로운 무엇을 창조하는 힘을 갖고 있다. 그러기에 사랑은 위대하다. 사랑을 통하여 태어나는 새 생명, 하나의 목숨은 우주보다도 더 귀한 가치를 지니고 이 세상에 태어난다.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가 사람이다. 그런 존재로 태어난 사람이 사랑받지 못하고 산다면 그 사람의 삶은 고통의 연속이자 무의미의 연속일 수 있다.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은 존재의 가치를 상실한 채 슬픈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게 된다. 사람과 사람은 사랑의 다리로 연결되어져야 한다. 사랑의 다리로 연결된 삶이야말로 태어남의 참 의미를 간직한 삶이라 할 수 있다.

사랑은 어느 경우 미움을 동반한다. 무관심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관심이다. 관심 안에 있지 못하고 밖으로 떠돈다면 사랑하지 않는 관계다. 사랑은 미워도 사랑이다. 미워하는 감정도 관심을 나타낸 하나의 마음의 작용이자 현상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자신을 미워할 때 그 사람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 착각해도 괜찮을 것이다.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 사랑의 현상은 새로운 세상을 열게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존재로 바꾸어 버리기 때문이다. 사랑은 살아감의 의미를 알게 한다. 사랑은 기적중의 기적이다. 기적이란
앉은뱅이가 벌떡 일어나는 것만 기적은 아니다. 사랑받지 못하던 사람이 사랑받는 존재로 변화되었다면 그 변화된 현상도 기적이다. 밤하늘의 우주가 신비로 가득하듯 사랑도 신비로 가득하다. 사람을 사랑하든, 일을 사랑하든, 사랑만 할 수 있다면 세상이 새롭게 보여 지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적의 존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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