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긍정적인 롤 모델 되기

2006-03-0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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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뉴욕가정상담소 청소년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우리가 흔히 닮고 싶은 사람 혹은 존경하는 사람을 롤 모델이라고 부른다. 롤 모델은 크게 긍정적인 롤 모델과 부정적인 롤 모델로 나누어 볼 수 있겠다. 부모님들에게는 긍정적인 롤 모델을 아이들에게 심어주는 것이 끊임없는 과제일 것이다.
어른이 되기까지 누구나 닮고싶은 롤 모델은 한명 정도 갖고 자랐을 것이다. 요즘 아이들에게 “커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 라고 물으면, 예전처럼 대통령이나 소방관이라고 답하는 아이들은 많지 않다고 한다. 유명한 톱스타나 혹은 변호사, 의사, 비지니스맨과 같이 “돈 잘 버
는 직업”을 갖고 싶다고 한다. 아이들은 왜 이런 유명인이나 돈잘버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일까.

롤 모델(Role Model)은 역할모델이나 모범인물로 번역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중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듣고, 생활하는지가 중요하다.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롤 모델이 되기 위해서 어떤 생각과 노력을 해야할까.
요즘 흔히 말하는 성공은 아이비리그 학교를 나와서, 돈 잘벌고 유명해지는 것을 가리킨다. 물론, 각고의 노력끝에 얻어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마다 재능이 다르고 주어진 환경이 다르듯이 모든 아이들을 같은 틀과 잣대에 맞출수는 없다. 즉, 각개인의 가치를 인정해 주고 그
기준에 걸맞은 지지와 칭찬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이다.
이민온 가정들의 대부분 부모님들은 일과 생활에 쫓겨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쉽지 않다. 게다가 아이들은 영어가 더 익숙해지면서 서로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워진다. 이렇듯 서로의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부모님들은 롤 모델을 위에서 말한 성공한
사람들로 묶어버리는 것은 아이들에게 오히려 부정적인 롤 모델로 작용 할 수 있다. 주어진 환경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더불어 인간으로써 올바른 마음가짐과 태도를 갖게 도와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막상 자녀들이 자기의견을 강하게 표시하면 불순종으로 느끼고, 부모의 생각과 전혀 다른 미래를 계획하는 모습등에서 좌절감마저 느끼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자기스스로 삶을 구상할 수 있다는 것은 큰 능력이자 자산이라는 열린생각(open-mindedness)으로 자녀
들을 지지하는 부모의 모습에서 아이들은 자존감, 자신감이 생길 뿐만 아니라 부모에게 의논하고 대화하고 싶게 될 것이다.
부모로써 롤 모델이 되는 길은 멀리 있는 것도 아니며 거창한 것도 아니다. 결국 통제와 훈계 위주의 롤 모델보다, 자녀들의 의견에 존중, 지지해 줌으로 자녀들과 상호 교류하는 롤 모델이 긍정적일 것이다.

뉴욕가정상담소(안선아 소장)에서 실행하고 있는 언니-형 멘토링 프로그램은 한인 1.5세나 2세의 젊은 봉사자(멘토)들을 아동 및 청소년(멘티)과 이어줌으로써 건강한 인간 관계를 도모하고 다양한 문화활동 등을 하면서 활동 영역도 넓힐 수 있게 도움을 준다.
필자는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아이들은 부모 외에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어른 친구이자 지지자를 얻게 되고, 봉사자들은 바람직하고 긍정적인 롤 모델로써 미래의 부모가 되는 준비까지 하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보람을 느낀다.
아이들은 자신을 진심으로 이해해 주는 작은 행동과 말 한마디에서 큰 힘과 꿈을 얻는다. 긍정적인 롤 모델이 되기가 쉬운 것은 아니지만, 그 의미를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실천하기를 조금이나마 노력한다면 우리 자녀들이 또한 긍정적인 롤 모델이 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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