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메리 크리스마스’★★★

2006-03-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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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크리스마스’★★★

오드베르(왼쪽부터) 프랑스 소위와 안나 그리고 안나의 연인인 독일장교 니콜라우스가 잠시 휴전하고 성탄을 축하하고 있다.

(Merry Christmas)

포연 속에 핀 휴머니즘

전장에 핀 휴머니즘의 드라마로 옛 스타일의 프랑스 작품이다. 1914년 1차대전이 시작된 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프랑스 전선에서 불영 연합군과 독일군이 잠시 휴전을 하고 성탄을 축하한 실화다. 치열한 전투와 함께 인류애와 군인으로서의 의무를 고찰했는데 유머와 전우애 그리고 죽음과 고통과 슬픔을 고루 다루었다. 보기 즐기기에 무난한데 영화가 너무 감상적이고 설교조요 또 들쩍지근한 점이 마음에 걸린다.
1차대전이 발발하면서 스코틀랜드와 독일의 젊은이들이 이 소식을 맞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성공회 목사 팔머(게리 루이스)와 그의 신도인 두 젊은 형제의 모습에 이어 장면은 베를린 오페라 공연으로 전이된다. 덴마크 태생의 프리마 돈나 안나 소렌슨(다이앤 크루거)의 연인이자 유명한 테너인 독일 가수 니콜라우스 슈프링크(벤노 푸어맨)가 무대에 등장하는 순간 장내에 전쟁소식이 전해진다.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동토의 프랑스 전선에서 진행된다. 1차대전은 참호전이었다. 여기서도 프랑스와 영국 연합군은 바로 코앞에 독일군을 놓고 치열한 참호전을 펼친다. 프랑스군의 지휘관은 젊은 오드베르 소위(기욤 카네). 참호에서 튀어나온 불영군은 빗발처럼 쏟아지는 총알을 뚫고 적진을 향해 돌진하나 희생자만 속출하고 전투는 교착상태에 빠진다.
참호 속의 세 나라 군인들의 면모가 묘사되면서 전쟁 속의 인간 군상의 적나라한 모습이 드러난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면서 군인들은 그들의 참호 속에서 술을 마시고 선물을 뜯어보며 웃음을 나누다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휴전을 제의한다. 적들끼리 악수하고 선물을 교환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축구를 한다. 그리고 여기까지 애인을 찾아온 안나가 촛불 밝힌 전장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적들은 형제가 되어 성탄을 축하한다.
그러나 이들의 행동이 징계의 대상이 되면서 끝나는 마지막 장면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2005년도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후보작. 크리스티앙 카리옹 감독. R. Sony Pictures Classics. 로열(310-477-5581), 플레이하우스7(626-844-6500), 타운센터5(818-981-9811), 사우스코스트 빌리지(714-540-0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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