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이민정책에 목소리 높이자

2006-03-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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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책을 놓고 최근 미 의회와 주지사들 사이에 맞불작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주지사들은 서류미비 이민자 급증을 막기 위해 부시 행정부와 연방의회에 이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는 가하면, 공화당 원내 지도부는 서류 미비자들에게 한시적으로 합법 체류 신분을 부여하고 취업 영주권문호를 두 배 이상 늘리는 친 이민 개혁법안을 곧 상원법사위원회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서류 미비자에 대한 소위 미국 내의 강경파 그룹과 온건파 그룹 사이에 빚어지는 양극화 현상이다. 이번 부시 행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40개 주지사들의 주장은 서류 미비자를 추방하고 이민법을 강화하라는 내용이고, 이번 주 의회에 상정될 친 이민 법안은 서류 미비자에 대한 합법화 및 취업영주권 문호 확대 등을 골자로 한 내용이다.

그러나 반 이민기류가 더 강하게 불고 있어 서류 미비자들이 많은 한인사회 입장에서는 걱정이 아닐 수가 없다. 또 앞으로도 계속 서류 미비자들이 유입될 것을 고려하면 이는 정말 심각한 문제라 아니할 수 없다. 미국의 이민 문제는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띠므로 정책상의 의견차이가 심각하게 대두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서류미비자의 유입을 막는 대책을 강화하더라도 현재 체류하고 있는 불체자의 처리문제는 신중히 다루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서류 미비자를 포함, 우리 소수민족 이민자들의 설 땅은 갈수록 좁아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우리가 권익을 도모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서류 미비자든, 합법이민자든 우리가 모두 힘을 합쳐 이런 기류에 강하게 대처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숫자가 적으면 적을수록 우리는 불리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우리가 소수민족으로서 이 땅에서 목소리를 내고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결속력이 우선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커뮤니티 내에서 살고 있는 서류 미비자들과 힘을 함께 하기 위한 고민을 해야 한다. 그들과 보이지 않는 선을 긋고 무엇이든 개별적으로 해나가서는 안 될 일이다. 우리
가 똘똘 뭉치지 않으면 지금과 같이 강경한 반 이민 기류와 맞서 나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점점 더 강하게 닥쳐올 반 이민 기류에 우리가 휩쓸려 나가지 않으려면 한인들은 더욱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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