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기부문화

2006-02-2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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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혜(취재2부 부장대우)

한 저자는 ‘기부’는 ‘적선’이 아니라, 행복을 위한 ‘선택’이라고 했다.21세기의 화두는 ‘기부’(Giving)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를 비롯 세계 거물급들이 ‘기부문화’에 앞장서고 있으며 기부는 예술에까지 파고들고 있다.
남에게 주는 기쁨을 맛본 사람은 또다시 그 기쁨을 맛보기 위해 기부를 선택한다고 한다.메리 제인 라이언은 ‘기부’의 새 개념을 정의한 책 ‘줌 : 행복한 사람들의 또 다른 삶의 방식’에서 “기부란 어떤 특수 계층 사람들의 ‘명예로운 자랑’이 아니라 내면의 평화와 자유를 얻고자 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새로운 개념의 ‘웰빙’으로서 나 자신을 돕는 행위”라고 했다.

실제로 한 연구발표에서 남을 돕는 자원봉사자들 사이에 인생 만족도와 행복감이 매우 높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오랫동안 성금을 보내며 한인 마약 청소년들을 도와온 한 지인은 “남을 돕는다는 생각에 도움을 요청한 곳이 있으면 무조건 성금을 보내며 그러면 마음이 편안해 진다”고 말했다.
기부한 액수만큼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려거나 높은 감투를 얻으려 한다든지 혹은 조건을 내건다든지 하는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 아직도 흔히 볼 수 있다.

한국 기업의 협찬을 받으려면 얼마나 사정사정해야 하는 지 이곳 현지 한인 문화예술인들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 경험해봤을 것이다.
단지 기업 홍보를 위해선 기부란 명목으로 거금을 쏟아 부으면서도 적은 액수라도 큰 도움이 될 어려운 현지 문화예술인들에게는 매우 인색한 것이 한국 기업들의 기부문화의 현주소가 아닐까 한다. 미국에서 돈만 벌어가는 기업의 이미지는 한번쯤 재고해볼 일이다.
또한 미국을 비롯 선진국의 기업들에 비해 우리 한국 기업들의 기부문화는 어느 정도까지 발전했는지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기부란 적선도 아니고 여유가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닌 내 자신의 행복을 위한 선택사항이라는 개념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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