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과학이 밝혀낸 우주 창조

2006-02-2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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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제목이고 제한된 지면이어서 글자 하나 하나 쓰는 것이 조심스럽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는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 것인가. 그 속에 속해있는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크기는 큰 것 같은데 과연 이 우주는 도대체 얼마나 광대한가. 하늘에 별은 많은 것 같은데 도대체 얼마나 될까.


우리가 우주의 일원인 이상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우리의 존재 이유를 조금이라도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위 문제에 관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스티븐 와인버그 박사는 “우주를 이해하고저 하는 인간의 노력은 인간의 삶을 웃음거리 수준에서 한 단계 높이는 일 중의 하나이며 비극 속에서도 은총을 받는 길이다”라고 하였다.

<1977년 상대방의 과실로 작고한 벤자민 이(이휘소박사)의 죽음을 원통해 하고 이 박사의 생전 업적을 이론물리학의 측면에서 조명한 사람이 와인버그 박사였다.

고인의 직관과 혜안, 시카고대학의 물리학 교수와 페르미 연구소의 이론부장으로 있으면서 소립자론에 기여한 공로를 너무나 높이 샀다. 한국인으로서 가장 노벨상에 근접했던 인물이었는데... 그는 42세에 서거하였다.

그 때 뉴욕타임스 제 1면에 그의 사망 기사가 났었는데 아마 한국인으로는 최초였을 것이다. 필자는 선생의 원통한 죽음에 대한 얘기를 2002년 한국일보에 쓴 적이 있다.>

이 당대의 학자가 우주의 창조-기원을 모르는 우리 인간의 삶을 웃음거리-비극으로 보는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 문제에 관해 아인슈타인은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우주란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많은 것을 생각케 하는 말이다.


우리가 살고있는 이 우주에는 1,000억개 이상의 은하(galaxy-별의 집단)가 있고 이 각 은하에는 또 1,000억개 이상의 별이 있다(우주의 크기는 빛의 속도로도 1,000억년 이상 걸린다).

우리 태양계가 속한 은하 Milky Way Galaxy는 가로의 길이가 100,000광년(1광년은 빛이 1년간 갈 수 있는 거리, 빛의 속도는 1초에 300,000 km), 길이가 10,000광년이다.

1,000억개 은하의 하나인 우리가 속한 은하계(Milky Way)가 지구를 1초 동안 7바퀴 반을 도는 빛이 10만년 가야 할 정도로 큰 폭, 또 그것 뿐이 아니라 1만 광년의 깊이에 별이 박혀있다니 기절초풍할 지경이다. 그러나 사실이다.

우주는 137억년 전에 빅뱅(대폭발)으로 만들어졌다. 빅뱅 직전 우주의 크기는 0이었고 밀도와 온도는 무한대였다. 빅뱅과 함께 “시간과 공간이 생겨났다” 그런데 이 빅뱅은 아인슈타인이 1915년 발표한 일반 상대성 이론에 의해 예측되었다. 놀라운 일이다.

빅뱅과 함께 우주는 급속히 팽창하였고 빅뱅 1초 후 우주 온도는 섭씨 100억도(태양 내부온도의 1,000배)였다.

빅뱅 100초 후엔 우주의 온도가 1억도가 되었는데 빅뱅 이후 온도의 변화로 인해 각 원소가 탄생되었으며 이것이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별이 생성된 이유이다.

물론 지구도 그 하나이지만 빅뱅 이후의 팽창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우주가 지금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은 1924년 미국의 천문학자 허블이 관측을 통하여 증명하였다.

인류사의 위대한 업적으로 기록되고 있다.

빅뱅이 사실인가 아닌가를 확인하기 위해 미 항공우주국(NASA)은 1989년 COBE (Cosmic Background Explorer :우주방사선 탐지기) 위성을 발사하였다.

이 COBE는 1991년까지 12년 동안 우주에서 7,000만개의 측정을 하였는데 그 때까지 우주 창조에 관한 다른 이론이 사실이 아니고 빅뱅이 우주창조의 기원이었다는 것을 마침내 증명하였다.

이 결과는 1992년 4월 23일 미 물리학회 총회에서 발표-승인되었다. 이 COBE으 측정 결과는 1978년 빅뱅이라는 창조의 기원을 우주방사선 측정으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뉴저지 벨연구소의 펜지아스-윌손의 결과를 다시 한번 확인해 주는 것이었다.

현재 우리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우주에 있는 “6개의 결정적 요소”들이 정확히 조화를 이루어야 된다고 한다.

그 요소들 중 어느 하나도, 아주 조금이라도 빗나가면 이 우주는 창조될 수도 - 우리 태양계도 있을 수 없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우리 인간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인간이 존재하기 위한 이 6개 요소의 조건들은 이론물리학에서 자세히 설명 - 증명된 사실이다.

이런 6개 조건들이 우연히 우리의 존재가 가능하게 존재할 확률은 거의 0에 가깝다.

아주 오래 전에 어떤 사람이 “빈 공터에 집을 지어놓지 않으면 그냥 빈 터인데 이 우주도 누군가 지어놨기 때문에 우주도 있는 게 아니겠어요” 하였다.

그 때 그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35년이 지나 이 글을 쓰면서 문득 그가 한 말이 생각난다.

김륭웅(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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