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준 최의 수상식 불참에 부쳐

2006-02-1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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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춘 식 (치과의사)
상이란 잘 했다고 칭찬하는 것이다. 잘 했다고 칭찬받는 일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 그런데 올해의 한인상 수상식에 불참을 통고한 에디슨 시장 준 최(최준희)가 도마에 올려졌다. 당선되고 나서 한인사회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작년 봄에 에디슨으로 이사를 왔다. 아직 정돈되지 않은 정원에 텃밭까지 만들고 있어서 매일 매일 배달되는 한국 신문 대충 보기도 바빴는데 매주 Sentinal 이라는 동네 신문은 펴보지도 않은채 수거 박스로 들어가곤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 신문에 한국인 준 최가 자주 기사화 되고 있는 걸 알게된 후로는 구독료를 지불하는 신문과 동등한 대우를 하고 있다.
운동에는 별 관심이 없어서 미국 온지 30년이 넘었지만 그 흔한 풋볼 구경 한번 처음부터 끝까지 본 일이 없고, 양키 야구장에 갔다가는 졸다 온 처지이다. 그런데도 몇년도인가, 한국 대 볼리비아 전 월드컵에는 보스턴까지 갔던 일이 있다.축구경기를 좋아해서라기 보다는 한국이 관계된다니까 간 것이다. 아마도 언젠가는 ‘하인스’ 때문에 풋볼 볼 날도 있게 될까?

하여튼 요즈음까지의 Sentinal기사 내용에 의하면 새로운 시장 준 최는 당선의 영광을 즐기고 쉬고 있기에는 너무도 턱없다. 근소한 표 차로 선거에 패배한 상대후보의 재검표 요청부터 완전 승복해야 함에도 사사건건 시
비를 거는 Stephen 경선자, 바닥난 엉망진창의 재정형편을 만들어 놓고도 선심 승진과 선심 채용을 해 놓고 의도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만들어 놓고 떠나간 Spadoro 전임 시장의 행태, Council Member를 위시한 시 직원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비협조들. 이웃 미국인의 표현으로는 “준 최의 손톱을 바짝 깎는...” 일이 계속 보도되고 있다. 아마도 신문에 난 건 구무 일모에 불과할런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한가하게 상이나 받으러 다니기에는 그의 마음이 여유를 허락치 않았을 수도 있다. 언젠가 읽은 ‘불꽃’이라는 소설을 보는 느낌이다. 어린 지도자가 부임하면서 나이 많은
관료들과의 갈등을 그린 소설이다.

준 최의 당선에 한인들의 단결된 표몰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다. 이럴 때 자칫 ‘누구 때문에..”라는 생각을 하게되기 쉽다. 그리곤 한인사회라는 울타리 안에 자꾸 가두어 두려고 생각한다. 모든 한인 행사에 참석해 주기를 바란다거나 한인들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이
나 특혜를 기대하기 쉽다. 평생을 야당 생활로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었던 DJ나 YS, 누구도 이런 과거의 인연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한국의 역사는 우리 모두의 아쉬움이지 않는가?
새장 문을 열고 높은 창공을 향해서 잃어버리듯 날려보낼 때 새는 더 높이 날을 수 있다. 우리는 오직 그가 정말로 그가 맡고 있는 에디슨 타운에서 모든 주민들의 칭송을 받는 시장으로 자라나기를 기대해야 한다. 그래서 다음 4년 후에는 Land Side로 재선될 수 있는 그런 정치인으로 자라나도록 기원해야 한다. 이것이 참으로 한국인의 위상을 생각하는 마음이 아닐까.자꾸 한인사회라는 틀 속에 그를 잡아두지 말자. 이제 그가 힘껏 날 수 있고 자랄 수 있도록 한인사회라는 고삐를 풀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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