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브롱스과학고 한국어과목 돕자

2006-02-1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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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명문 공립학교인 브롱스 사이언스고교에서 올 가을부터 한국어 과목이 제 2외국어 필수과목으로 개설될 예정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들리고 있다. 이 학교에 한국어반이 개설된 지 3년만에 이루어진 이같은 성과는 학교측이 한국어반 수강신청 학생이 충분히 확보될 경우 한국어를 선택과목에서 필수과목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함으로써 가시화 됐다. 한국어가 필수과목이 되면 학생들이 한국어과목을 이수함으로써 졸업에 필요한 제2외국어 과목의 학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현재까지 이 학교에서는 한국어 초급반에 31명의 학생이 수강을 신청했고 마감일인 오는 15일
까지 신청자가 더 늘 것으로 기대된다. 또 올 가을 신입생 수강생을 포함하면 수강자는 무난히
확보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한국어반에는 한인학생들 뿐 아니라 일본학생, 중국학생 등 타민족
학생들도 포함되어 있어 한국어반이 정규과목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 가지 문제점은 재정적 뒷받침을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다. 뉴욕시의 예산삭감으로 인해 제 2
외국어 필수과목이 주로 외부의 재정적 후원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브롱스 사이언스고
교에는 9개의 외국어반이 있고 이 가운데 한국어를 제외한 8개가 이미 제 2외국어 필수과목이
되어 있다. 그 중에서 예를 들면 일본어 과목은 일본상공회의소와 소니사에서, 이태리어는 웨스
트민스터 증권사가, 그리스어는 오나니스 재단이 기금을 후원하는 등 모두 외부의 자금 지원으
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개설된지 3년된 한국어반의 경우, 첫 해는 LG전자 미주지사와 브루클린한인회의 황인식 부회장
등 독지가들의 지원과 한인학부모회의 모금으로 기금을 조달했다. 이어 2년째와 3년째는 전자
제품 제조판매회사인 제이원 회사가 연간 3만6,000달러의 기금을 제공하고 있다.
브롱스 사이언스는 뉴욕의 3대 명문 공립학교의 하나로 널리 알려진 학교이며 전체 학생 2,400
여명 중 10%가 넘는 300여명의 한인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그런데 9개 외국어반 중 8개 과목이
필수과목이 되었는데 한국어만 필수과목이 되지 못한 상태이다. 올해는 어떻게 해서든지 한국
어를 필수과목으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브롱스 사이언스고교의 한국어 필수과
목 설치는 뉴욕시내의 많은 고등학교에 한국어의 교육을 확대하는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한국기업과 한인사회는 이 학교의 한국어 필수과목 설치를 위해 후원을 아끼지 말아
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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