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제대로 된 한국어 서비스를 받읍시다

2006-02-1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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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경(취재1부 기자)

최근 뉴욕시 정부 각 기관이나 공공단체에서 한국어로 통촵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가 늘
어 반갑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많은 한인들이 영어가 미숙해 시정부와 공공기관의 서비스나 혜택을
모르고 지나는가 하면 정보가 있어도 막상 이를 신청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았다. 또
시정부나 병원, 공공단체들 역시 몇년 전에는 한국어 번역물이나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
다. 그러나 한인 인구가 점차 늘어나고 한인들의 정치 참여도도 향상되면서 최근에는 시정부와
관련된 자료를 보다 쉽게 한국어로 접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시정부 기관의 웹페이지에서 한국어를 접하게 돼 기쁜 것도 잠시, 한국어 번역이 너무
나 얼토당토 하지 않아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예를 들어 시소비자보호국이 뉴욕시에서 은행을 많이 이용하라는 ‘Bank on New York City’
라는 문구는 ‘뉴욕에 뚝을 쌓으세요‘로 직역돼 있어 한국어 사이트가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
키는 결과를 낳고 있었다. 또 한인들도 이용하면 유용할 메트로폴리탄 교통공사(MTA)의 공식
한국어 웹페이지에서는 예를 들어 ‘Destinations, Deals, and Getaways‘를 ‘목적지, 거래 및
도망‘이라고 번역해 한국어 사이트는 있으나 마나한 꼴이 됐다.
뉴욕시정부는 뉴욕시 이민자 커뮤니티가 자국어로 보다 손쉽게 정부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각 언어로 통촵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직접 통촵번역자를 고용하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인터넷 번역 소프트웨어를 가동시키는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알타비스타나 월드 링고와 같은 인터넷 번역 소프트웨어는 단어 대 단어로 직역하는 경우가 많
아 어휘 사용이 잘못된 것은 물론 문장 자체가 아예 맞지 않는 사례도 다반사다.
한국어 번역을 이해할 수 없어 답답한 나머지 시장 행정실의 스태프 한명에게 문의한 결과 각
사이트가 사용하는 번역 소프트웨어는 파일럿 프로그램이며 앞으로 전문 번역가를 고용해 제대
로 된 번역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대답을 얻었다.
그는 문장 자체가 말도 되지 않는다는 불만에 놀라움을 표시하며 “그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한인 커뮤니티가 311로 불만을 접수해주면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언어 장벽으로 인해 놓쳤던 많은 시정부 관련 정보를 제대로 된 한국어로 얻기 위해서는 한인
들이 나서서 불만을 토로하고 요구사항을 알려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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