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수와 진보

2006-02-1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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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국(픽포스터 대표)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는 항상 정치, 사회, 종교, 문화와 체육 등 여러 분야의 논쟁과 의견들
이 대두된다. 국가 또는 정치적으로 발생되는 각종 에피소드와 개개인과 종교적으로 잘 잘못의
지탄이 토론되며, 더우기 사상 논쟁은 입에 거품을 뿜어가며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고저 열기
를 더하기도 한다.
그 중에도 정치에 관한 논쟁은 예리하게 판단력을 발휘하여 정부와 여야를 무차별 공격식으로
판단하는데, 인지상정인지라 약자 편에 서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위정자나 여당보다는
야당 편에 서서 쓴 소리 단 소리를 내곤 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보수와 진보의 색깔론이 대두되며 논쟁이 이루어진다. 시대착오적이며 구태의
연하면 자신의 의지와 관계 없이 보수가 되는 것이고, 현시대에 부응하여 군중심리에 휩싸여
좀 아는 척을 하면 그 사람은 진보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한 마디로 나이가 좀 들었으면 보수가 되는 것이고 좀 젊었으면 진보가 된다는 공식은 어딘가
조금 잘못된 함수관계가 아닌가 생각한다.
현재 우리 대한민국의 국민 의식은 노년층이든 젊은층이든 불평 불만이 가득한 보수도 아니고
진보도 아닌 계층 속에서 방황하고 있다.
진보라고 자칭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사고방식이 진취적이며 새로운 것이 아니고 무조건적
이고, 바꾸어야 하고, 자신들의 의사가 관철되지 않으면 폭력을 휘두르는 불평불만자들의 이합
집산 체계가 대부분이다.
또한 일부 보수편향적인 사람들은 시대가 발전하고 바뀌어 가고 있음에도 그 어딘가 속성을 버
리지 못하고 내가 아니면 아니된다는 사고방식과 장기적으로 내 위치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컴컴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근래 흐름으로 보면 좌경사상을 가지고 북한을 두둔하는 자는 진보이고 우경사상을 가지고 있
으면 보수라고 인정하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 그래서 인천 자유공원의 맥아더 동상을 강제
철거하려는 자들은 혁신적인 진보이며 이를 저지하려는 기성세대들은 보수라는 이론은 진실로
아연하기 이를 데가 없다.
물론 6.25 세대가 아닌 젊은 세대들은 동국대학의 강정구와 같은 정신 이상의 공산주의자의 말
과 같이 6.25 전쟁을 남한이 주도했고 미국이 남한을 도와 북한을 침략했고 그래서 수많은 사
람들이 죽었다는 새빨간 거짓말을 믿고 미국을 불신하는 진보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조국을 등지고 미국에 이민 와 호의호식하고 살면서 그 나라의 대통령이 세계 평화를 위하여
국제적인 경찰 입장에 서서 북한과 이라크, 기타 악의 축 국가의 독재자들을 응징하고 제어하
려 하는 것이 침략자이고 살인자이고 세계 최고의 독재자라고 하는 진보들의 논리는 한 마디로
X인지 된장인지 분간도 제대로 못하는 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솔직히 필자의 입장은 누구라도 보수로 인정하는 세대임은 틀림 없다. 그러나 상기한 바와 같
이 애매모호한 입장들을 지탄하려 하는 것이 보수인지 필자 자신도 판단이 서지 않는다.
현재 한국 정치에서 젊은 세대를 내세우는 민주화 또는 386세대의 정치인을 진보라 하고 구 정
치인을 보수라고 생각하는 한국 정치의 풍토, 그 자체의 현주소는 어디인가?
북한의 공산주의자들과 어울려 이리저리 끌려다니고 있는 그 세대들은 한 마디로 북한 공산주
의자들의 실체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들의 실체를 알고 경험한 자들의 경륜을 보수라 생각
하며 무시하려 드는 그 진보세력이라는 것은 한낱 일장춘몽의 허망된 꿈을 꾸고 있는 무분별이
아닐까?
보수든 진보든 국가와 민족을 생각하는 사고방식과 행위가 똑같아야 한다. 필자의 견해로는 보
수와 진보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의 얄팍한 차이 밖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보수의 생각이 발전하여 빛을 발할 때 이는 진정한 진보의 서광으로 변형될 수도 있으며 진정
한 진보가 보수와 어울려 융화가 잘 되었을 때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민족적으로 크게 발전
할 수 있는 한 마음의 국민의식으로 승화될 수 있음을 우리 모두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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