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최준희 시장 불참 유감

2006-02-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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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오(우드사이드)

뉴욕한인회는 매번 실시하는 ‘올해의 한인상’ 수상자로 김동석(뉴욕 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김영덕(뉴욕 아시안아메리카연맹 이사장), 이강혜(재미한국부인회 명예회장), 소원훈(생활
상담소 소장), 그리고 최준희(뉴저지주 에디슨 시장) 등 다섯명을 ‘한인상’ 수상자로 선정한
다고 발표했다.
솔직히 말해 수상자 본인들에게는 미안하고 죄송한 말이지만 신문에 빌표된 것 외에는 누가 누
군지 잘 모른다. 그러나 다들 우리 한인사회의 훌륭하고 모범적인 인물임에는 틀림 없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 바이다.
그런데도 유독 최준희 시장에 대해서만은 잘 아는 이유는 그가 미동부의 최초의 한인 직선 시
장으로 선출돼 한인사회의 위상과 긍지를 높여준 입지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10일로 예정된 수상식에 최시장의 일정 관계로 불참을 통보해 왔다고 한다.
뉴욕한인회에서는 수상식체 참석하지 못하는 수상자는 시상에서 제외한다는 내부 규정에 의거,
최준희 시장 대신 김로미(전 YWCA 사무총장)씨로 바꾸었다고 한다. 그런데 뉴욕한인회에서
수상자 5명을 선정 발표한 것이 31일이고 수상 예정일은 10일이라면 적어도 9일간의 여유가 있
음에도 불구하고 불참을 통보한 최시장에게 섭섭함을 느끼게 되는 이유는 뭘까?
물론 일정상 참석을 못할 수도 있겠으나 수상일이 10여일이나 남아있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불
참 통보란 어딘가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별로 유쾌하지 않는 기분이 드는 것은 필자만일까?
우리는 최시장의 당선에 얼마나 열광하고 흥분했던가. 뉴저지주 5대 도시 중 하나인, 그것도 전
체 인구(10여만)의 60% 이상을 백인이 차지하는 에디슨시에서 우리 한인으로서는 불모지나 다
름없는 그곳에서 그것도 직선으로 당당히 당선되었기에 더더욱 열광했던 것이다.
선거 당시 교포단체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 2세들도 자원봉사 등으로 선거운동을 해왔고
에디슨시의 동포들도 당(민주, 공화)을 초월해서 일치단결하여 그의 시장 당선에 한 몫을 했다
고 본다. 우리는 그의 당선에 무엇을 바라지도, 요구하지도 않았다. 그저 동족이라는, 그리고 한
인 시장이 탄생했다는 사실에만 열광했고 흥분했었다.
그러나 당선 후의 그의 태도와 행동거지(行動擧止)에 섭섭함을 느끼게 되었고 때문에 우리는
그를 너무 짝사랑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마저 가지게 되었다.
그는 보답 심리에서라도 가능한한 아니 필히 수상식에 참석해야 옳았다. 솔직히 한인상 수상자
는 지난 한 해 동안 교포사회를 위해 헌신한 사람에게 주는 상으로 알고 있다. 구체적으로 언
급하면 김동석씨는 한인사회 선거운동에 앞장 선 공로로, 김영덕씨는 한인사회의 아시안 커뮤
니티 정치력 신장에 기여한 공로로, 이강혜씨는 20여년간 한인여성단체를 선도해온 공로로, 조
원훈씨는 이민생활의 고충을 들어주는 상담활동을 열심히 한 공로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그렇
다면 최준희 시장은?
그는 컬럼비아대 행정대학원 졸업 후 회계법인에서 일했으며 연방정부 예산관리국 조사관, 뉴
저지주 학업성취도 측정위원장을 지냈으나 솔직히 말해 우리 한인사회를 위해 직접적으로 헌신
한 적은 별로 없었다. 그가 수상자로 선정된 이유는 단 한 가지, 미동부 최초의 한인 직선 시장
이라는 이유 한 가지였다. 그런 그가 일방적으로 수상식 불참 통보를 했다? 어딘가 배신당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는 일방적인 불참통보 보다는 언론매체를 통해서라도 교포사회에 불참 사유를 설명하고 불참
유감 성명이라도 발표했어야 옳았다. 최시장은 혹시라도 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시장이 되었
다는 오만한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닌지?
마지막으로 최준희 시장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교포사회를 위해 고개 숙일 줄 아는 잘 익은
조 이삭이 되어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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