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택시업계의 상생의지에 대한 기대

2006-02-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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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열(취재2부 차장대우)

비즈니스 시장에서 적당한 경쟁은 시장 활성화를 위한 기폭제 역할을 한다.
또한 경쟁은 고객들에 대한 더 나은 서비스를 개발케 하고 발전시키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작
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나친 경쟁은 서로에게 피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남기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
나아가 모두가 함께 공멸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나타난다.
이같은 현상은 한인 업계에서도 종종 나타나는 것으로 어떤 업종에서 과당경쟁이 발생하면 결
국 몇 개 업체가 문을 닫고 나서야 진정되는 모습을 보여 왔다.
현재 한인 콜택시 업계에서 일어나는 상황이 그런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 우려가 앞
선다. 한동안 잠잠하던 콜택시 업계의 가격 출혈경쟁이 올 들어 또다시 고개를 쳐들며 업체들
간의 맞불 판촉전이 업계 전체로 번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출혈 경쟁은 모 업체가 단골 고객을 대상으로 가격할인 서비스를 실시하자 이에 맞서 타
업체들이 잇달아 2~3달러짜리 할인 쿠폰을 발행하면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는 출혈경쟁이 극심했던 지난해 10월 콜택시 업체들 간에 과열경쟁을 중단하고
공정경쟁을 하기로 약속한 지 3개월도 채 지나기 전에 터져 나온 것으로 이를 바라보는 업계
관계자들 마다 문제의 심각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최근 업체 대표자들이 경쟁 자제를 위한 회동을 수차례 가졌으나 문제 해결은 커녕 오히려 제
살깎기 경쟁은 더욱 가열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한다.
콜택시 회사의 한 관계자는 “경쟁을 자제키로 합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다시 콜택시 기본
요금이 반값으로 낮춰지는 사태에 대해 같은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할 말이 없다”면서
“지금으로 봐서는 결국 몇몇 회사들이 문을 닫아야만 끝날 것 같다”고 푸념했다.
제한돼 있는 한인 시장을 놓고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 콜택시 회사들의 입장을 모르는 바는 물
론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지나친 경쟁으로 자칫하다간 모두가 공멸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객 입장에서도 좋을 게 없다. 당장은 가격이 싸 좋겠지만 회사가 경영난에 부딪혀 힘들어지
면 결국 고객들의 불편도 그만큼 커지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같이 죽을 것인가 아니면 같이 살 것인가’ 하는 갈림길에 서 있는 많은 콜택시 업계 종사자
들의 상생의지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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