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깨끗한 행주 하나

2006-02-0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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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호(취재1부 기자)

최근 뉴욕시 보건국(DOHMH)이 발표한 뉴욕시내 음식제조 관련 업소 청결 현황을 토대로 조
사해 본 결과 한인요식업계의 청결상태가 크게 향상된 것으로 밝혀졌다. 맨하탄, 퀸즈 일대의
주요 식당과 당구장 주점 등 한인 음식 관련 업소 25개 경우 모든 업소들이 뉴욕시가 정한 위
생 낙제점을 통과한 28점미만을 유지했다. 특히 이들 업소 중 상당 부분의 벌점이 2~9 사이를
유지, 청결상태를 과시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사항으로는 이들 대다수의 식당이 바로 지난번
청결 검사 때에는 이보다 크게 높은 벌점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들 식당의 상당수가 28점을 넘
어섰고 높게는 126점(가능한 최다 점수 128점)까지 받은 예도 있었다. 이로 미루어 보아 한인식
당 업주들이 업소 청결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었다. 그
럼에도 불구하고 문제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들 업소에 주어진 벌점은 낮았지만 제기
된 문제점의 경우 조속한 해결책이 요구될 만큼 심각한 사항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 주
요 문제점으로는 ▲행주가 더럽고 청결한 용액에 담아 놓지 않음 ▲보관, 준비, 운송, 디스플레
이, 서비스 과정에 잠재적인 오염물질로부터 보호하지 않음 ▲앞치마와 위생모를 착용하지 않
는 등 개인적인 청결 부족 ▲음식 제조 지역을 비롯한 기타지역에서 파리, 바퀴벌레와 같은 곤
충이 발견되거나 서식증거 확인됨 ▲음식이 닿는 표면, 사용한 직후 청소, 린스, 살균등이 안
됨 ▲제조된 음식과 제조 과정의 음식 오염됨 ▲쥐 또는 쥐 서식 증거가 음식 제조지역과 기타
지역에서 발견됐다 등이 있다.
식당은 바쁜 생활에 쫓겨 하루 한끼를 때울 수 있는 곳이지만 친구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며 스
트레스를 해소하거나 사랑하는 가족들과 외식을 하는 쉼터이기도 하다. 하루에 수백명에 이르
는 고객들로 인해 청결상태에 자칫 부주의하게 되는 식당 관계자들도 이해가 전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를 계속해서 유지할 시 손님들의 발길이 점점 멀어지는 것은 지극히 당
연하다.
비록 보건국에 단속되지는 않았지만 위생과 관련해 불쾌한 경험을 안겨주는 식당도 가끔 있다.
한 식당에서 남이 먹다 남긴 깍두기나 게장을 발견했다며 흥분하는 사람을 주위에서 어렵지 않
게 만날 수 있다. 음식에서 바퀴벌레를 발견하고 소스라쳤다거나 머리카락이 나와 황당했다고
털어놓는 이도 있다.
요식업소들이 위생국 검열을 통과했다고 안심만 할 것이 아니라 진실로 고객의 위생을 생각하
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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