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치력 키우려면 경제력부터

2006-01-2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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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오(우드사이드)

18일자 한국일보 미주판 1면 머릿기사를 읽고 여간 마음이 뿌듯하지 않았다. 제목 하여 <한인은행 규모 10년새 4.4배>.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 분석에 의하면 한인은행 규모가 10년새 4배 이상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한인은행 규모의 성장은 한인경제의 크기와 직결되고, 한인경제의 크기는 교포들의 주머니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여간 고무적인 일이 아니다.

이같은 한인은행들의 급성장은 한인 경제규모가 고속 성장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우리 교포들의 주머니도 두둑해 졌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싶다.이런 맥락에서 이번에 업스테이트 소재 사라토가의 명소 중의 하나인 그랜드 유니언 호텔을 교포 용수일씨가 매입한 사실과 또 워싱턴의 한인 기업인 최상용씨가 버지니아에 위치한 18홀 규모의 골프장을 인수한 사실, 이번에 클로징을 끝낸 교포 커뮤니티 센터, 소송 중에 있지만 코리
아빌리지 빌딩 등의 소유주가 한인이라는 사실은 한인 경제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흔히 우리는 정치력 신장을 염불 외듯이 외우고 있으나 정치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경제력부터 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속된 표현으로 돈이 있어야 로비도 하고 정치헌금도 하고 1.5세나 2세들을 길러 서서히 미 주류사회 속으로 파고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대인의 경제가 미국 정치를 쥐락펴락하며 가까이는 중국인의 경제가 ‘코리아타운’이라고 여겼던 플러싱을 점령하고 그도 부족하여 공영주차장 개발로 저들의 세력을 더한층 확충함으로써 경제계에, 정계에 더 많이 진출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코자 혈안이 되고 있다.지금 한인들은 플러싱 상권을 저들에게 내주고 노던으로 쫓겨(?)나가 거기서 한인 상권을 조성
하고 있으나 저들의 플러싱 정복 후(공영주차장 개발 완료후) 노던 한인상권까지 넘보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우리가 그 곳을 끝까지 사수하려면 역시 우리 한인경제가 튼튼해야 된다는 사실은 재론의 여지
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한인은행 10년새 4.4배 신장> 기사는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단 비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한인 경제가 계속 성장을 지속하려면 교포가 교포사회만 파고 들어서는 결코 성장을 이어나갈 수 없다. 이곳 주류사회를 공략하지 않으면 ‘미련’이 없다. 예를 하나 든다. 필자가 잘 아는 중국식당이 있다. 그 식당 안주인의 말에 의하면 자기들은 자국인에게 파는 음식은 매상의 10%도 안되고 전부 외국인에게 판다는 것이다. 또 식당 규모나 크기가 한(韓)식당의 반의 반도 안되지만 수입의 99%도 외국인 주머니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한 번쯤 새겨 들을만한 말이라고 생각한다.여기 우스개 소리 하나 소개한다. 중국인은 한 가게에서 돈을 벌면 그 가게가 속한 건물을 사려고 노력하는 반면 한인은 한 가게에서 돈을 벌면 우선 차부터 고급 차로 바꾸고 돈이 더 모이면 좋은 집을 사서 교외로 나가고 또 돈이 모이면 건물 살 생각보다 다른 곳에 똑같은 가게를 오픈할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비록 우스개 소리지만 의미가 심장하다.우리는 주류사회를 개척하고 진입하는 데에 혼신의 노력을 다 해 우리의 경제력을 극대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줄 안다. 그리하여 전술한 바와 같이 튼실한 경제력 바탕 위에 정치력을 신장시켜 언제까지나 캐스팅 보트(Casting Vote) 역할이나 하는 소수민족으로 남아있지 말고 당당히 가슴을 펴고 주류사회 속으로 행진해 들어가는 코리안이 되도록 경제력 신장에 힘을 모으자!또한 안정되고 번영하는 교포사회를 이룩하는데에 다 같이 참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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