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계하의 바른 길은

2006-01-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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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영(보스턴)

오늘날 우리의 관심속에 불리워지고 있는 세계화란 무슨 뜻을 의미하는 말일까? 무한경쟁시대를 대비한 신 경제개념으로 불리워지고 있는 이 말은 경제 현상에 한정된 개념보다는 정치, 사회, 체육, 문화, 교육, 과학, 전분야를 일컫는 말로 WTO(세계무역기구)의 출범과 함께 세계시장
의 단일화를 묶는 뜻이라고 경제학자들이 하는 말이다.

100년 전, 서구 열강은 산업의 급격한 발달로 원자재와 상품시장 확보를 위해 식민지 확장전을 벌이면서 미개한 나라들에 대한 침략과 약탈을 일삼았다.그러나 제 2차 세계대전 후 세계는 동서간에 이데올로기 대립으로 양극화 되면서 식민지 국가를 위성국으로 지배하며 허수아비 독재자를 내세워 그들의 체제 유지를 위해 군비와 경제 지원을 해주었던 일로 인해 공산 종주국이었던 소련연방이 붕괴되었던 사실을 우리는 오늘의 현대
사에서 배우고 있다.따라서 지금의 세계는 이데올로기로 들러친 위성국가도 사라지고 네 편, 내 편을 갈라놓고 지켜주고 지원해 주는 일도 사라진 세상이 되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서방 선진국들은 국가간의 자유무역을 내세워 경쟁력이 약한 후진국들을 도와주는 척하면서 WTO 체제를 통해 자국의 이익 챙기기에 현안이 된 것이 오늘의 경제선진국이 내세우는 변질된 세계화의 단면이라고 경제 후진국들이 내뱉는 불만의 소리다.
이렇듯 세계 각국은 예나 지금이나 국익 챙기는 일을 최우선 정책으로 펴면서 경제분야 뿐 아니라 전통문화까지 WTO란 체제 속에 묶어 세계화로 향해 달려가고 있다.


얼마 전 쌀시장 개방에 분노한 한국의 농민대표자들이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열린 홍콩으로 달려가 머리띠를 동여매고 몽둥이를 휘두르며 홍콩 경찰과 한바탕 몸싸움을 벌였던 일로 농민대표 몇 사람이 홍콩 경찰에 구속되어 재판을 받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남의 나라에까지 몰려가 몽둥이를 휘두르며 데모를 해대는 한국인의 시위문화야말로 세계시장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상품이 될 것 같다.어디 그 뿐인가. 세계 과학계와 한국사회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
포 연구 논문도 일장춘몽의 허상으로 끝나 한국 과학은 돌이킬 수 없는 벼랑으로 떨어뜨린 부끄러운 미완의 과학 수출품이 되고 말았다.

세계가 온통 자국의 이익 챙기기에 몰두하고 있는 판에 한국이라고 무대책으로 수수방관만 할 수 없는 당위성의 답변도 들리고 있다. 그러나 세상살이의 모든 이치는 인간 중심의 합리적인 사고력에 의해 개발되고 추진되어야 함을 잊어서는 안된다. 경쟁을 이겨내기 위해 무조건적인 도전이나 추진은 패망이란 무서운 결과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특히 미래의 문명은 정보나 과학에 의한 추진도 중요하지만 모든 것이 인간사회가 추구하는 합리주의 사고에 근거하여 개발되고 추진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특히 한국인의 경우, 갑자기 몰아닥친 물질만능에 사로잡혀 지난날 한숨 쉬며 보릿고개를 힘들게 넘기며 살았던 세월을 쉽게 잊으면서 언제 우리 민족이 배고픔을 겪고 살았었느냐고 풍요속에 과거를 잊고 사는 것이 오늘의 한국인의 모습이다.

세계화를 향한 도전에는 우수한 과학이나 우수한 상품 개발로 세계시장을 장악하는 실용주의 가치관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물질로 얻어지는 부의 축적은 자칫 인간성 상실의 무서운 병마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서민에겐 상상도 할 수 없는 몇 백억, 몇 천억을 삼킨 대도(大盜)들이 여전히 전직 대통령의 예우를 받고 있는 나라가 한국이다. 세계화란 말이나 구호로 성취되는 수사어가 아니다. 정의가 강물처럼 넘치는 사회, 어려움을 겪는 이웃에게 고통의 짐을 함께 나누어 지는 밝은 사회, 가난한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을 존중해주는 사회가 바로 우리가 추구하는 세계화의 바른 길임을 본국인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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