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바다에 누운 야자수

2006-01-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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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병렬(교육가)

두바이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어느 날 두바이에 만든 인공섬의 사진을 공표한 이후, 이 경향이 제고된 느낌이다. 두바이는 어디에 있고, 인공섬의 모습은 무엇을 가리키는 것인가. 이는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이 큰 사람들의 일상에 좋은 일거리를 제공하였다고 본다.
지도상의 두바이는 아라비아반도 아랍에미리트의 7개 토후국 가운데 하나의 수도라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새로운 불길이 솟아올라 세계인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두바이는 이미 중동의 금융 무역 거점으로 부상하였고, 거기에 또하나의 움직임이 있어 색다른 호기심을 자아내
고 있다.

요즈음의 세계는, ‘변화는 영원하다’고 하는 말을 실감케 한다. 여기 저기서 참신한 계획과 제품이 발표되고, 이에 따라 지구 표면을 새로운 디자인으로 리모델링하고 있다. 평면으로 납작하게 마련되었던 건축은 하늘에 치솟고, 이와 반대 방향으로 지하 몇 층도 놀라울 것이 없다.
거기에 기계나 집들은 사람보다 똑똑하고 지혜로워 가끔 일어날 수 있는 인간의 실수를 미연에 방지한다. 또한 이런 기계와 날로 발달하는 IT가 손을 잡고 각종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그래서 상상을 초월하는 변화가 일상화하는 즐거움을 낳는다.다시 두바이로 돌아간다. 거기에 일고 있는 새 바람은 ‘문화 허브’가 되겠다는 그들의 엄청난 계획이다. 두바이 지도자였던 셰이크 마크툼 빈 라시드 알마크툼이 심장병으로 숨지자, 그의
동생 셰이크 무하마드 빈 라시드 알마크툼이 야심적인 문화산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즉 그들이 만든 인공섬에 대규모 오페라 하우스와 두 개의 박물관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문화 허브가 된다는 인공섬을 살펴보면 첫째 의문은 그것이 도대체 무슨 모양의 섬인지 모르겠다. 아무리 보아도 전체 섬의 모습이 형용하기 어렵다. 어떤 도형에 속하지 않고 게다가 여러 갈래로 나누어져 있어 그 형상을 말하기 힘들었다. 그런던 중 어느 날 유럽이 사업 무대
인 분을 만났다. 이야기하던 중 두바이의 인공섬에 대해 질문하였다. 그는 종이에 야자수를 그려서 식탁 위에 눕히고 말하였다. ‘인공섬은 바로 이 모양이에요’두바이의 인공섬은 야자수를 바다에 눕힌 모양인 것이다. 그동안의 수수께끼가 풀리면서 기발한 아이디어에 감탄하였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야자수 굵은 나무줄기와 큰 잎에 오페라하우스
와 박물관이 들어선다고 그림을 그리며 설명하였다. 사막지대에 스키장을 만들고, 문화가 숨쉬는 인공섬을 만드는 목적은 무엇인가. 두바이는 중동 내 무역·관광 기점으로 자리를 굳히기 위해 2010년까지 연간 관광객 수를 1,500만 명으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그렇다면 모든 계획은 국가의 수입을 늘리기 위한 것 뿐인가. 두바이의 최고 경영자 알마크툼 왕세자는 ‘문화산업을 통해 아랍 에미리트와 이슬람권의 또다른 얼굴을 알리고, 평화의 중심지로 거듭나겠다’는 뜻을 말하고 있다. 이런 일은 자기가 속한 문화권에 대한 사랑이 없이는 이룰 수 없는 일들이다. 두바이가 관광객을 유치하는 목적은 아랍 에미리트와 이슬람권 문화의 진수를 세계에 알리는 데 있다. 즉 세계인이 상호 이해하는 방법을 취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특기할 일은 이 일을 한국이 돕고 있다는 사실이다. S건설이 두바이 인근 신시가지 15만 평에 ‘버즈 두바이(Burj Dubai)’를 건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아랍어로 ‘두바이 탑’이라는 뜻의 건물이라며 2008년에 완공되면 지상 160층에 높이 700여 미터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될 것이란다. 아찔하고 꿈같은 이야기다.새해의 바람이 있다면, 세계 방방곡곡에서 건설적인 새로운 뉴스를 듣고 싶다. 인간의 창조성을 바탕으로 하는 발전상·미래상을 보고 싶은 것이다. 이것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만이 아닌 유형·무형의 창조물을 뜻한다. 새로움이 없는 새해는 무의미하며, 새로움이란 부드럽고 연한 유연한 마음의 바탕에서 싹이 튼다. 제각기 새로움을 만들려고 노력한다면 뜻밖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창출될 것으로 본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새 것은 귀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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