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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호 건축 칼럼/ 주택 부엌 꾸미기

2006-01-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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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호< 건축가>

현대 주택에 있어 부엌의 기능은 단순히 조리하는 곳에서 발전, 패밀리룸의 공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리모델링하거나 주택을 새로 지을 경우 활용할 수 있는 부엌 디자인에 대한 21세기 센스를 알아보겠습니다.
고전적인 개념에서 부엌의 기본 디자인은 일하는데 동선이 짧고 편리한데 주안점을 둔 이른바 삼각 구도(work triangle)를 기본 원칙으로 삼았으나, 90년대 후반 전국 부엌 및 욕실 협회(NKBA)에서는 대대적인 연구 작업을 통해 미국 부엌 패턴에 변화가 일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했으며, 당시 이 기관은 부엌의 효율성, 편리성, 공간 확보성, 스토리지 활용성 등에 대한 31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도 역시 음식 저장 스토리지와 준비 및 클린업 등의 시설에 포인트를 두면서 모든 주택 디자이너들이 ‘멀티플 워크스테이션’으로서의 부엌을 창조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같이 워크스테이션 공간 확보를 위해 일반적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 것이 키친 아일랜드입니다. 키친 아일랜드는 독립된 카운터탑으로 싱크나 쿡탑을 추가, 설치할 경우 더욱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기능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이같이 효율적인 부엌, 편리하고 가정생활에 활력소가 될 수 있는 기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부엌 공간의 창조를 위해서는 특히 잘못 디자인된 부분을 가려낼 줄 아는 센스도 필요합니다. 다음의 내용들은 효율적인 부엌을 고르는데 참조할 수 있는 사항들입니다.


코너의 디자인이 불편하게 되어있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특히 이 부분의 캐비닛이 너무 깊거나 어두울 경우에는 전혀 사용할 수가 없으므로 전후로 움직이는 선반을 이용해야 합니다. 또는 L자 모양의 문을 이용, 선반을 달아 공간 활용을 잘 해야 합니다. 부엌 설비용품의 문이 장애물이 되지 말아야 합니다. 냉장고, 디시워셔와 같은 가전제품의 문 역시 조금만 오픈돼도 키친 아일랜드를 치거나 또는 통로를 막는 것은 잘못된 디자인입니다. 또한 디시워셔 문이 아래로 열렸을 경우 다른 캐비닛 문을 열 수 없도록 된다면 캐비닛의 설치 또한 잘못된 것입니다. 부분 조명으로 밝고 환해야 합니다. 부엌에 하나의 조명을 이용하기보다는 캐비닛 아래쪽에
부분 조명을 설치하여 해당 작업을 할 때마다 이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싱크 위쪽의 부분 조명은 매우 일반적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천장의 조명이 매우 밝더라도 부분 조명의 설치는 현대 부엌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우선적으로 중점을 두어서 바꿀 부분을 1~2개 정합니다. 부엌은 주택에서 평방피트당 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곳입니다. 마음에 흡족한대로 모든 부분을 바꾸기에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가장 원하는 부분과 부엌의 기능에 있어 가장 필요한 부분 두 가지에 우
선순위를 둔 후 이 부분에 예산을 대부분 충당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우선순위를 두지 않고 모든 것에 비슷한 비중을 둔 부엌은 특별한 개성도 없을 뿐만 아니라 기능면에서도 비효율적이 되기 쉽습니다. 만약 새집을 분양받는 경우라면 옵션을 이용, 개발회사 디자인 센터를 통해 캐비닛을 팬시한 것으로 선택한다거나 카운터탑에 중점을 둘 수 있습니다.
또는 옵션에 예산을 쓰지 않고 냉장고나 커스텀 조명 등을 구입, 액세서리에 포인트를 둘 수도 있습니다.

만약 싱크를 사용하는 빈도가 가장 많고 그곳에서 바깥 모습을 감상하는 것이 좋다면 창문을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TV를 보거나 가족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부엌일을 하고 싶다면 싱크가 리빙룸을 바라보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이와 같이 부엌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곳과 자신의 취향을 맞추어 디자인을 고려해야 합니다.카운터탑이 아침식사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최근에는 카운터탑이 조리 준비 공간으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간단한 스낵이나 아침을 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읍니다. 주부들로부터 아일랜드가 사랑받는 것도 조리와 식사가 한꺼번에 해결된다는 점에 있읍니다. 실제로 부엌 개조는 골치거리입니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욕실만큼이나 돈도 많이 듭니다. 특히 요즘 부엌은 패밀리룸보다 중요한 주택의 심장부. 어정쩡하게 고치면 오히려
집안 분위기 전체를 망칩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부분 업그레이드를 추천합니다. 벽 색깔과 카운터탑, 조명 등 부엌의 포인트를 집중적으로 손보라는 얘깁니다. 키포인트 3~4 곳만 고쳐도 분
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전체 분위기는 벽 색깔이 좌우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색깔은 아주 엷은 파스텔톤의 녹색 또는
연노랑. 하지만 부엌 바닥과 가전, 그리고 찬장 색깔을 감안해 색을 골라야 합니다. 대개는 밝
고 세련된 색깔을 택하지만 젊은 주부들은 청순함과 발랄함 그리고 품위까지 고려합니다. 조명
도 부엌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중요한 소도구. 특히 싱크대나 쿡탑 상단 조명이 분위기 연출에
중요합니다. 은은한 식탁 조명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대신 부엌과 연결된 패밀리룸은 밝은 조명을 사용해야 부엌과 차별화할 수 있습니다. 창문의
커튼도 분위기를 바꿉니다. 수도꼭지도 스테인레스 스틸에서 금장까지 선택이 다양합니다. 최근
에는 따뜻한 느낌을 주는 구리와 니켈 제품도 많이 이용됩니다. 부엌 가전제품도 큰 몫을 차지
합니다. 최근 인기 있는 가전제품은 서랍이 딸린 냉장고와 온장고. 서랍 냉장고는 야채나 아이
스크림을 좋아하는 사람, 서랍 온장고는 코스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인기입니다. 또 카운
터탑에 제 2의 싱크를 설치하는 것도 최신 유행. 3백~9백 달러면 별도의 싱크대를 만들 수 있
습니다.
부엌 개조에 들어가는 돈은 보통 4만 달러 내외로서, 특히 나무 소재가 유행함에 따라 업그레
이드 비용도 동반 상승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부엌 개조 예산을 줄이려면 소재를 한 단계 낮출 것을 권합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카운터탑은 대리석이나 화강암 대신 타일이나 화강암 분위기를 내는 코리언을 추천합니다. 가격은 대리석이나 화강암의 절반 수준. 특히 코리언은 얼핏
화강암으로 착각할 만큼 재질이 고급스럽습니다. 찬장 문은 맞춤형보다 표준형이 값이 쌉니다. 찬장 색깔이 바뀌면 바닥재도 바꿔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엌 바닥재 중에서는 나무나 타일보다 라미네이트나 장판식 비닐이 값이 쌉니다. 조명은 천장에 박아 넣는 캔 라이트나 작은 형광등이 좋습니다. 부엌 마감재는 우선 청결하고 때가 잘 끼지 않아야 합니다. 또 청소가 쉽고 내구성이 좋은 것도 필수 요건. 주부들이 하루 4시간 이상을 보내는 부엌 바닥재는 보온성과 피로도가 덜한 탄력성 있는 자재를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또 미끄럽지 않고 마모에 강하며 청소하기 쉬워야 합니다. 기름이 튈 경우도 있으므로 내열성, 내수성, 내오염성이 탁월한 재질이 필요합니다. 주방 벽면도 오일 페인트를 칠하는 등 내수성 도막을 하는 게 좋습니다. 천장재도 내습성, 방화성, 흡수성이 있는 재료이면 좋고 벽과 천장에 단열재를 넣으면 소음 흡수는 물론 실내 온도 유지에도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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