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영옥 대령의 영면을 보며

2006-01-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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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환(뉴저지)

재미 한인사회는 미국사회에서의 한국인 권익 신장을 위하여 미국 시민권 받기 운동 또는 미국 투표권행사 장려운동을 벌인다. 미국에서 한국인들의 위상이 높아져야 재미 한국동포들의 권익신장이 쉽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든 재미동포 부모들의 한결같은 소망은 자녀들이
미국 주류사회에 성공적으로 진출하여 본인은 물론 재미 한국인의 명성을 떨쳐주는 것이다.

재미 한인사회의 지도자란 분들은 대개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는 미국 이민 1세들이나 1.5세들로서 한국적 사고를 많이 하는 반면에 미국 주류사회에서 성공적으로 활동하는 한국계 미국인들은 대개 영어가 모국어로서 미국적 사고가 더 편리한 세대들이다. 그 양편 모두가 각기 다른
방면에서 다 같이 재미 한국인 위상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해온다.
그런데 재미 한인사회 지도자란 분들과 미국 주류사회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재미 한국인들 간에는 여러가지 대화 소통이 어려울 때가 많아 그 둘 간에는 대화 불통이 아니라 대화 단절 상태까지 이른 것 같다. 요즘 표현을 쓰면 상호 코드가 잘 맞지 않는 것이다.김영옥 대령은 말할 것도 없이 재미 한국인의 긍지와 명예를 떨친 자랑스런 단군 자손이었으며 재미동포 2세들의 롤모델이었다. 그런데 김영옥 대령의 영결식에 일본계 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많이 참여했고 또 본국정부도 주미대사관 무관까지 보내 심심한 조의를 표했는데 재미한인사회 지도자들이 아주 소극적이었던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아니할 수 없다.

본국에서 유력 정치인들이 온다거나 또는 그 지역 영사가 새로 온다면 빠짐없이 얼굴을 내미는 한인회장들이 김영옥 대령 영결식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들의 재미 한인사회에 군림하려는 자세가 문제였던 것 같다.
정승 집 개가 죽으면 연락을 안해도 찾아가 인사를 하고 그 정승이 죽으면 부고를 못 받았다고 모른체 외면하는 사람들이나 무엇이 다른가.
김영옥 대령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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