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독교 역사로 보는 오늘의 교회

2006-01-13 (금)
크게 작게
프롤로그

“예수는 빌라도 총독과 정치적 타협을 통해 십자가에서 처형된 것으로 위장한 후 유럽으로 도피, 그곳에서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해 프랑스 메로빙거 왕조를 통해 혈통을 계승해 왔으며 예수의 신성은 교회 지도자들의 표결에 의해 인위적으로 부여된 것이다. 이 기막힌 이야기는 지난 2천년 동안 그 누구에게도 누설되지 않았는데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의 작품 최후의 만찬 가운데 이 비밀의 실마리를 암호 코드로 남겨놓았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1,000만 권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댄 브라운 저)에서 다루고 있는 참으로 경악할 만한 내용이다. 아무리 추리소설이라고 해도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고, 사도신경을 매주 외우고 있는 기존 기독교 신자들에게는 불경스럽기 짝이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책을 읽은 많은 사람들 가운데 ‘역사적 예수’(Historical Jesus)를 새롭게 인식(혹은 오해)하게 됐다며 오히려 찬사를 보내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정말 예수에 관한 역사적 진실은 무엇인가?
예수의 진리가 흔들리면 모든 것이 끝장이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에서 예수의 부활 사실을 놓고 설전을 벌이던 영지주의자들을 향해 “예수의 부활이 없다면 우리가 믿는 모든 것이 헛된 것”이라고 강도 높은 발언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지식과 신비적인 상상력, 그리고 주관적 계시를 바탕으로 한 영지주의(Gnosticism)는 기독교 2천년 역사상, 초대교회 때부터 오늘날까지 예수의 역사적 진리에 도전해온 가장 오래된 이단 세력이다. 그런 면에서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는 반 기독교적이고, 절대적인 진리를 부정하는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 사조에 편승한 영지주의의 21세기 부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해 아래는 새 것이 없나니… 우리 오래 전 세대에도 이미 있었느니라” (전도서 1:9)
지나간 역사는 오늘의 현실을 대변한다. 하나님이 마치 없는 것처럼 세속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 기독교인들에게는 특별히 역사의식이 필요하다. 역사를 모르면 뿌리가 없는 나무처럼 약한 바람에도 요동치며 혼돈을 초래한다. 다빈치 코드를 읽고 예수에 대한 믿음이 송두리째 뽑히고 기독교의 본질을 완전히 오해하게 된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차라리 그런 사람들은 책을 읽지 말았어야 했을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누구인가? 크리스천이란 과연 어떤 사람들인가? 교회란 무엇이며 왜 존재하는 것인가? 교회가 힘을 갖게되고 대형화되는 것이 기독교 역사상 어떠한 결과를 초래해 왔는가? 진정한 교회개혁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유럽교회의 몰락이 오늘날 한국교회에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나는 이런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오늘날 교회의 현실 가운데 찾기보다는 2천년 기독교 역사 가운데서 알아보기 원한다.
앞으로 20주간에 걸쳐 2천년 기독교 역사를 한 세기단위로 끊어 각 세기마다 중대한 역사적 사건들을 돌아보고 그 사건들이 오늘날 교회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살펴볼 계획이다. 때문에 지나온 기독교의 발자취를 살펴보는 일은 앞으로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동시에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백승환 목사는

전직 언론인 출신 목회자. 탈봇 신학대학원 졸업, 구 소련 선교사, 은혜한인교회, 주님의 영광교회 교역자로 재직했었고, 현재 크리스천 종합 출판기획사인 예찬 기획(Praise Lord Publishing)을 운영하고 있음.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