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목회 그만두는 목회자는 약 1%… 지속 의지 여전

2025-08-12 (화) 12:00:00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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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웨이 리서치 ‘목회자 보고서’
▶ 한 교회 재직 기간 8년·15%는 25년 이상 사역

▶ 사임 이유로는 ‘소명 변화·교회 갈등·번아웃’
▶ 대부분 자신 스스로의 결정으로 교회 떠나

목회 그만두는 목회자는 약 1%… 지속 의지 여전

목회를 그만 두는 목회자는 연간 약 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목회를 그만두는 목회자는 ‘소명 변화·교회 갈등·번아웃’ 등의 이유로 스스로 사임을 결정했다. [로이터]

목회의 길을 떠나는 목회자가 소수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복음주의 및 흑인 개신교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한 최근 조사에서 매년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계 여론조사기관 라이프웨이 리서치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은퇴나 사망이 아닌 개인적 사유로 목회직을 내려놓는 비율은 2015년 1.3%, 2021년 1.5%, 2025년 1.2%로 지난 10년간 큰 변화 없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미국 내 복음주의 및 흑인 개신교 소속 교회에서 사역 중인 목회자 1,5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 한 교회 중간 재직 기간 8년

이번 조사에 따르면 현재 한 교회에서 사역 중인 목회자의 중간 재직 기간은 8년으로 전체 목회자의 약 58%는 지난 10년 사이에 현재 교회에 부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25년 이상 같은 교회에서 사역 중인 목회자는 15%에 불과했다.


또한, 전체 목회자의 절반(52%)은 현재 교회가 첫 사역지라고 응답했으며, 나머지 48%는 이전에 다른 교회에서 목회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어도 10년 전부터 목회 활동을 유지해온 교회 중 10년 전과 동일한 목회자가 여전히 사역 중인 교회는 44%였다. 나머지 교회 중 약 21%은 목회자가 은퇴, 16%는 다른 교회로 이동, 7%는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 ‘소명 변화·교회 갈등·번아웃’

목회자 자리에서 물러난 소수의 목회자들에게는 다양한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목회자들 가운데 약 7%는 목회직을 내려놓고 다른 형태의 사역으로 이동했으며, 약 3%는 비 사역 직종으로 전향, 약 2%는 은퇴 연령 이전으로 목회 사역과 무관한 일에 종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적으로 목회직을 그만두는 비율은 약 1.2% 수준으로, 2015년 이후 매년 100명 중 1명꼴로 교회 강단을 떠난 셈이다.

현재 사역 중인 목회자들에게 전임 목회자가 떠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약 37%의 목회자가 ‘전임목회자 소명의 변화’를 꼽았다. 이어 교회 내 갈등(23%), 번아웃(22%), 교회와 부적합(17%), 가족 문제(12%) 등을 전임 목회자가 그만 둔 이유가 있었다. 질병(5%)이나 개인 재정 문제(3%), 목회 준비 부족(4%) 등을 이유로 떠난 목회자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눈에 띄는 점은 ‘번아웃’을 퇴임 사유로 언급한 응답자 비율이 10년 전 10%에서 올해 22%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이다. 한편 매년 목회 사역을 그만두는 목회자 중 약 7%는 도덕적 혹은 윤리적 문제로 인해 목회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나타났다.

▲ 대부분 사임 스스로 결정

이전 교회에서 사역한 경험이 있는 목회자 가운데 다수는 자신의 결정으로 교회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목회자 중 절반(50%)은 “교회를 이끌 수 있는 만큼 이끌었다”고 판단해 떠났으며, 약 31%는 가족을 위한 변화가 필요했다고 응답했다. 이 밖에도 약 25%는 교회 내 갈등, 약 21%는 자신의 사역 방식이 교회에 받아들여지지 않아 교회를 떠났다고 밝혔다.


교인의 과도한 기대(17%), 교회와 부적합(17%), 하나님의 인도나 새로운 사역 기회 등 기타 이유(13%) 등으로 교회를 떠난 목회자도 있었다. 한편, 약 13%는 소속 교단이나 교회 측 결정에 따라 현재 교회로 재배치됐고, 8%는 교회 측 요청으로 사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전 교회에서 갈등을 경험한 목회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자 중 약 37%는 변화 제안에 대한 갈등, 약 35%는 평신도 리더와의 충돌, 약 35%는 심각한 개인적 공격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리더십 스타일(27%), 목회자의 역할에 대한 기대(24%), 교리 차이(18%), 정치적 견해 차이(9%) 등도 교회와 갈등을 겪게 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반면, 이전 교회에서 갈등을 전혀 겪지 않았다는 목회자는 약 35%에 달했다.

▲ 목회자 5명 중 1명 교회 갈등 경험

목회자들은 대부분 현재 교회에서 갈등이 일어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으며, 그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목회자의 약 74%는 ‘앞으로 교회 갈등에 직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으며,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목회자는 약 24%였다. 지난 1년간 실제로 갈등을 겪었다고 밝힌 목회자는 약 19%였다.

목회자 사이에서 갈등을 방지하거나 조기에 파악하려는 노력도 많았다. 목회자의 약 88%는 교회 내 갈등 징후를 주의 깊게 살피고 있으며, 약 90%는 갈등 예방을 위한 행동과 절차 마련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목회자들이 교육기관을 통해 갈등 대응 능력을 체계적으로 교육받는 비율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갈등 대응 전문 과정을 이수한 목회자는 2015년 75%에서 2025년 66%로 감소했고, 대인 관계 기술 과정을 수강한 비율도 같은 기간 72%에서 63%로 줄었다. 한편 약 75%에 해당하는 교회는 갈등 예방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대부분의 교회는 징계나 문제 해결을 위한 절차를 마련해 두고 있었다.

▲ 목회자 67% ‘24시간 대기 상태’

이번 조사에서 목회자의 67%가 ‘24시간 대기 상태’라고 느낀다고 응답할 정도로 상당수 목회자가 무거운 사역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5년 84%, 2021년 71%에서 꾸준히 감소한 수치지만 여전히 과반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 밖에도 약 57%는 목회 업무가 ‘과중하다’고 느낀다고 밝혔는데, 이는 2015년(54%)보다 소폭 증가한 비율이다. 목회자 약 47%는 사역의 요구 수준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는다고 느끼고 있으며, 고립감을 느낀다는 목회자는 약 34%, ‘교회가 자신에게 비현실적인 기대를 한다’고 느끼는 목회자도 19%로 집계됐다.

라이프웨이 리서치의 스콧 맥코넬 디렉터는 “코로 팬데믹 당시의 극심한 긴장감은 어느 정도 완화됐지만, 목회자의 사역이 어렵다는 현실은 여전하다”라며 “목회자와 그 가족은 진심어린 격려, 사역을 나눌 동역자, 그리고 건전한 소통 창구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약 72%의 교회는 목회자와의 갈등을 줄이기 위해 교회가 목회자에게 기대하는 바를 명확히 기록한 ‘문서’(Expectations Document)를 마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1%의 목회자는 교회가 자신에게 교회 상황을 정확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5%의 목회자는 비현실적인 기대가 있을 경우 이를 거절할 수 있다고 응답했으나, 이는 2015년(89%)보다는 감소한 수치다. 또한 목회자 78%는 주중 하루 이상은 사역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 역시 2015년(85%)에 비해 줄어든 수치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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