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간이 이 세상에서 최고

2006-01-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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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환(뉴저지)

요즘 언론 보도를 보면 자살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얼마 전에는 놀랍게도 기독교 목사가 자살을 했는가 하면 그 다음 달에는 불교 스님이 자살했다는 정말 믿겨지지 않는 신문 기사도 보았다. 최근에는 이수일 호남대 총장과 한국 최대기업 총수의 사랑하는 막내딸이 스스
로 이 세상을 떠나 많은 사람들을 가슴 아프게 했다.모든 생명을 존중하는 불교 사상과 인간을 가장 중요시하는 유교사상이 지배해 온 우리 나라에서 자살은 조상과 부모님에 대한 막대한 불효로서 집안과 가문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것이다.그와 같이 자살이 드물었던 우리 나라에 서구 사상이 들어오고 기계문명과 과학문명이 발달되며 자살이 조금씩 늘어나 이제는 보편화 될 지경이 되었다.

중세 서양은 인간이 스스로 전락하여 신(하나님)의 노예가 되었고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죄인으로 떨어졌다. 그에 대한 반동으로 이태리에서 르네상스운동이 일어났고 18세기 프랑스에서 계몽사상이 일어나며 인간성이 존중되는가 싶었는데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것처럼 독일의 관념론(칸트와 헤겔)이 서양을 온통 휩쓸면서 인간은 하루아침에 다시 이성(理性)의 노예가 되어 버렸다.그 후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계 문명과 과학 문명, 그리고 민주주의의 발달은 인간을 기계 부속품 같이 획일화, 평준화, 집단화하여 인간 자체보다 능률과 그가 속한 단체의 이익이 더 중요시되어 인간은 점점 더 초라한 신세가 되었다.

하이데커, 싸르트르 및 까뮤를 비롯한 서양 실존사상가들에 의하여 인간 개인의 주체성 있는 자아 확립이 주장되었지만 그 영향은 금방 줄어들었다.이 세상에서 그 무엇보다도 바꿀 수 없는, 신이나 이성보다 더 귀중한 인간이 서양 사상의 영향으로 모든 것이 평준화 획일화 균등화 되어 인간 개인의 존재가 오늘만 있고 내일은 내일 가봐야 하는 인간 경시 풍조가 만연해 졌다.이런 사회풍조를 바로잡아 인간을 가장 중요시하는 살아볼만한 가치 있는 오늘날의 세상을 만들려면 우리나라 본래의 전통 인본(人本)사상과 철학을 다시 회복하는 인내천(人乃天)하며 사인여천(事人如天)하는 현대판 동학운동을 다시 전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돈이나 능률은 물론 이 세상의 그 무엇도 인간의 상전이 되어선 결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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