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홈레스 아웃리치 프로젝트’에 관심 갖자

2006-01-07 (토)
크게 작게
서원민(무지개집 홈레스 아웃리치 프로젝트 자원봉사자)

지난 해 연말, 나는 같은 대학에 다니는 선배를 통해 무지개의 집에서 ‘홈레스 아웃리치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솔직히 나는 무지개의 집 김순옥 사무국장으로부터 프로젝트의 자세한 경위와 무지개의 집의 미션(mission) 취지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듣기
전까지 기본적으로 소외된 이웃을 구체적으로 돕는 것 자체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그만큼 나는 자원봉사를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만 생각해 왔고 자원봉사 보다는 기부하는 것에 익숙했다.

무지개의 집은 1993년도 목사님께서 거리를 떠도는 아시안 노숙 여성들을 자택으로 데려와 숙식을 제공한 것을 시발점으로 설립되어 현재는 플러싱에 위치한 주택에 사무실과 노숙 여성들을 위한 시설들을 두고 있다.
무지개의 집에서는 아시안 노숙여성의 경제적 또는 정신적 자립을 돕기 위해 직업교육 및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며 이들 노숙자들에게 숙식을 무상 제공하고 있었다.무지개의 집에서 거주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50대 후반의 여성들이다. 나에게는 할머니뻘 되는 분들이고 많은 분들에게는 어머니뻘 되는 분들이다. 쉼터에 계신 분들은 사회 생활이 불가능한 분들이지만 글쓴 이가 봉사활동을 마치고 퇴근할 때 마중인사 나오시는 모습, 손수 점심 대접해 주시려는 모습 등을 통해 우리의 여늬 할머니 혹은
어머니와 다를 바가 없다. 이 분들이 단지 가족이 없어서, 사회의 차별대우에 대항하고 호소할
기회가 없이 과거에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받고 거리를 헤매였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착찹하기
그지 없을 따름이었다.
또한 나는 그 분들의 삶의 상처를 냉대하는 사회의 무관심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리 모두가 어렸을 적, 사회 교과서를 통해 배웠듯 사회 구성의 근본적인 목적은 약자가 사회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존재로 인식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약자에게 사회 발전에 이
바지할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었던가? 그렇다면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사람들은 약자를
도와야 할 의무가 있지 않은가?:
나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구걸하거나 거리에 잠자리를 깔고 누워있는 사람들을 보면 장애인도
아니고 팔다리 멀쩡한데 왜 저렇게 살아가는 것일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무지개의 집에서 활
동을 통해 마음의 장애도 신체의 장애 못지않게 약자와 사회 사이에 큰 벽이 될 수 있다는 것
을 깨달았다.


이제 조금이나마 노숙자들의 심적 장애를 이해하고 그들을 도와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이번 홈레스 아웃리치 프로젝트는 아시안 여성 노숙자들이 직면한 현실에 직접 접근해 그들을 바로 알고 도울 수 있는 구체적인 방향을 세우기 위해 기획됐다.‘무지개의 집’에서는 이를 위해 오는 13일까지 30여명의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당일 저녁 7시에서 밤 12시까지 맨하탄 미드타운 일대의 노숙자를 찾아나선다. 이를 통해 발견되는 홈레스 아시안 여성들에게 쉼터 입주를 원하는가? 와 기초적인 설문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아울러 무지개의 집에서는 이들 아시안 여성 홈레스들에게 음식과 생활용품을 제공할 계획이며 설문조사를 통해 만들어지는 데이터로 맨하탄 미드타운 일대의 아시안 여성 홈레스 분포 상황에 대한 통계 자료를 만들어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평소 아시안 노숙여성들의 인권 보호에 관심이 있는 분들, 또는 이번 기회를 통해 아시안 노숙여성들의 현실을 알고자 하시는 분들은 이번 ‘홈레스 아웃리치 프로젝트’에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그동안 도움을 구걸하는 아시안 여성 노숙자들에게 적선으로만 일관해
온 우리의 태도가 변화되고 아시안 여성 노숙자들을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