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미주 한인의 날

2005-12-31 (토)
크게 작게
신용일(취재1부 부장대우)

새해 병술년은 미주 한인들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다.
미주 한인 이민 역사상 처음으로 ‘미주 한인의 날’을 맞이하기 때문이다.‘미주한인의 날’은 미 연방의회가 “미국에 대한 미주 한인들의 헤아릴 수 없이 값진 기여를 인정하고 모든 미국인이 함께 축하하자”는 차원에서 2006년을 시작으로 매해 1월13일을 기리도록 결의한데 따른 것이다.
즉 미국 국민의 대변인인 미 연방의회가 미주 한인들에게 ‘자축 허가증’을 발급한 셈이다.

1903년 102명의 한국인을 태운 이민선 게일릭호가 하와이 호놀룰루항에 도착, 미주 한인 역사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며 역사적 차원에서 볼 때 103년이라는 무척 짧은 기간에 일궈낸 성과다.특히 미 의회가 특정 소수계 이민을 위한 기념일을 처음으로 지정한 사례이기에 그 의미는 더욱 값지다.
연방하원은 지난 13일 이 결의안을 통과시키며 “첫 코리안 아메리칸 제이 김(김창준) 연방하원에서부터 미식축구(NFL) 선수로 처음 뽑힌 유진 정(Eugene Chung)까지 지난 1세기 미국 역사는 주목할 만한 창의적인 한인들의 업적으로 가득 차 있다”고 강조했다.연방상원도 지난 16일 결의안을 통과시키며 “한국 출신 이민자들은 미국에서 사회, 경제, 언어
장벽에도 불구하고 번창했으며 그들은 재정, 기술, 법조, 의학, 군과 그 외 모든 분야에서 미국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높이 평가했다.결의안이 상하원을 통과되는 과정에서 의원들은 이같은 미주 한인들의 업적이 한미관계 증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도 분명히 짚고 넘어갔다.

심지어는 미국 발전에 큰 공로를 세운 미주 한인들을 위해 한국인들이 희망하고 있는 한국인 ‘비자면제법안’을 통과시켜 미 국민의 고마움을 표하자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또 한 의원은 자신의 아들들의 할머니가 한국에서 하와이로 이민온 한국인 초기 이민자로 자신의 두 아들이 4분의1 한국인이라며 “할머니로부터 받은 귀중한 선물인 한국 혈통과 아메리칸 스타일을 다음 세대에 넘겨주는 중요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자랑, ‘미주 한인의 날’ 지정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올해 을유년을 마무리하면서 미주 한인들은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높일 것은 높일 줄 아는 나라에 살고 있음에 감사한다.그리고 또 이러한 나라를 만드는데 미주 한인들이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갖는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